北 "핵폐기등 모든 협상가능"…NYT보도

  • 입력 2002년 11월 3일 15시 55분


북한은 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 개발 폐기에 관해 미국과 협상을 벌이고 관련 시설에 대한 국제사찰을 허용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뉴욕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의 한성렬 대사가 지난주 타임스에 보낸 몇건의 성명과 직접 인터뷰 및 e메일 인터뷰 등을 통해 이같은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타임스는 한 대사가 미국이 북한 핵에 관한 협상을 거부한 것과 관련, "반드시 대화가 있어야 하며 양측이 자리에 앉을 경우 그 문제는 평화적이고 신속하게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 대사는 또 북한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폐기를 고려할 용의가 있는지를 묻는 타임스의 e메일 질의에 "그렇다. 나는 우리 정부가 미국의 모든 안보 우려를 해소할 것으로 믿는다"고 대답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그는 또 북한이 우라늄 시설에 대한 국제사찰을 허용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짧게 답변했다는 것.

한 대사는 이같은 인터뷰에 앞서 타임스에 보낸 성명에서 "모든 것이 협상 가능하다"며 "우리 정부는 미국이 적대정책을 끝낼 의사가 있다면 대화를 통해 미국의 안보 우려를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타임스는 보도했다.

한 대사는 또 성명에서 미국이 협상을 거부할 경우 북한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나 저명한 미국 정치인이 중재자로 개입하는 것을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임스는 한 대사의 이같은 성명은 북한 고위층의 승인을 받은 것이며 미국 정부 및 미국인들과의 의사소통 수단을 새로 갖기 위한 의도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한 대사는 타임스와의 회견에서 미국이 북한 핵문제에 관한 협상을 거부한 것에 북한이 경악했으며, 이를 미국이 전쟁을 준비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고 타임스는 보도했다.

타임스는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가 먼저 접촉해 왔다고 밝혔으나 한 대사와의 인터뷰 및 성명이 나온 정확한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다.

국무부는 이같은 북한의 제안에 공식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행정부 관리들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 연구소를 폐기하기 전에는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거부를 철회할 것 같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이에 앞서 존 볼튼 국무부 차관보는 1일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허드슨 연구소 초청 연설에서 "뻔뻔스럽게 협정을 어기는 정부와 대화하는 것은 어렵다"며 "북한이 완전히, 분명하게 우라늄 농축 핵 개발 프로그램을 폐기하기 전에는 더 이상의 대화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핵 문제는 단순히 지역적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 문제"라며 "비확산조약의 지속적인 신뢰성과 각국의 안보는 이 문제의 성공적 해결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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