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기우는 박근혜…다시 한나라로?

  • 입력 2002년 10월 22일 19시 01분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사진) 대표의 한나라당 복당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2월말 당 개혁 부진을 이유로 한나라당을 탈당한 지 8개월 만이다.

박 대표는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복당과 관련해 두 가지 문제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해결의 보따리도 풀었다. 박 대표 스스로 복당 문제의 ‘핵’이라고 규정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개혁 의지에 대해서는 “이 후보가 정당개혁안을 받아들인 점을 평가한다”고 했고, 이 후보와의 신뢰 문제에 대해서는 “그건 과거의 문제다. 미래지향적으로 살아야 한다”며 괘념치 않을 뜻을 내비친 것이다.

이는 박 대표가 복당 문제와 관련해 “좀 더 지켜보겠다”고 유보적 태도를 보였던 지난주보다 훨씬 진전된 입장이다. 그는 “이 후보를 만나 복당 문제를 의논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의 복당 가능성은 자신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부인한 지난주 초부터 짙어졌다. 이미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나 정몽준(鄭夢準)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을 부인해온 마당에 현실적으로 선택의 여지가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 대표의 복당이 가시화됨에 따라 ‘이회창 대세론’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미지 제고와 득표력 향상에 박 대표 만한 카드가 없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 시각이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박근혜대표 "李후보 정당개혁안 긍정적 평가"▼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22일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선택을 하지 않는 것은 책임회피 아니냐’는 질문에 “가능한 한 지지후보를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간담회 문답 요지.

-한나라당에서 박 대표의 복당 추진 움직임이 있다.

“내가 한나라당을 나온 것은 정치개혁 때문이었다. 여야가 소모적 분쟁만 하다가는 나라발전이 안 된다. ‘이 사람이라면 나라의 장래를 보장할 수 있겠구나’ 하는 신념이 서야 국민에게 지지해달라고 호소할 수 있다.”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정당개혁안을 받아들였는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제 그것은 거꾸로 갈 수는 없다. 다만 제도를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실천이 돼야 뿌리내리는 것이다.”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정몽준(鄭夢準) 의원과는 연대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논리적으로 이회창 후보뿐 아니냐.

“지지율이 높으니 도와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러면 왜 한나라당을 떠났겠느냐. 지금보다 더 나은 정치를 해보겠다고 고민해왔는데, 그런 것을 봐야 얘기할 수 있다.”

-정몽준 의원과의 연대는 물 건너갔나.

“강신옥(姜信玉) 단장 문제도 있지만, 개인 문제가 아니라 정체성의 문제다. 정책은 사람에 따라 흘러가는 것이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이회창후보 "좋은 소식…뜻 같으면 누구라도"▼

“허허, 좋은 소식이구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22일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복당 가능성을 다룬 기사를 접한 뒤 이렇게 말했다. 박 의원의 복당에 거는 기대감이 그대로 묻어났다.

이 후보는 이날 박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 지구당 임시대회에서도 박 의원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산업근대화를 이룬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업적을 극찬했다. “뜻이 같으면 누구와도 손잡고 가겠다”는 통합론도 피력했다.

한 고위당직자는 “박 의원 복당에 대비한 정지작업은 이미 끝났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박 의원의 복당을 적극 서두르는 이유는 그가 정몽준(鄭夢準) 의원과 손잡을 경우 득표 손실이 클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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