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경봉호에 코카콜라 자판기…安시장등 초청 첫 내부공개

  • 입력 2002년 10월 8일 00시 19분


7일 오후 부산 다대포항에서 계류중인 만경봉92호에서 초청된 남측인사들을 마중나온 북측응원단원 2명이 남측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부산〓사진공동취재단
7일 오후 부산 다대포항에서 계류중인 만경봉92호에서 초청된 남측인사들을 마중나온 북측응원단원 2명이 남측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부산〓사진공동취재단
처음으로 내부가 공개된 만경봉92호는 또 다른 북한이었다.

이명원 북측 응원단장은 7일 오후 안상영 부산시장 등 남측 인사 6명을 부산 다대포항에 정박 중인 만경봉92호로 초청해 2시간여 동안 만찬을 가졌다. 이번 초청은 지단달 28일 만경봉92호가 입항한 뒤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안 시장이 베푼 환영 오찬과 그동안 부산시민들이 보내준 성원에 대한 답례로 마련된 것이다.

이날 만찬에는 남측에서 안 시장과 이영 부산시의회의장, 설동근 부산시교육청 교육감, 김상훈 범시민협의회 상임공동대표, 백운현 부산시 행정관리국장, 마선기 부산시 국제경기준비단장 등이, 북측에서는 이 단장과 김의순 부단장, 장창영 선장 등이 참석했다.

안 시장은 만찬사에서 “북의 만경봉호가 들어온 것은 분단 반세기 만에 처음이며 이는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북녘 동포들의 마음과 노래를 배에 싣고 온 것”이라며 “응원단이 부산에 머무는 동안 간격이 좁혀지고 응원을 통해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면서 한 민족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단장은 “북과 남이 응원을 통해 여러 종목에서 성과를 이루었다”며 “6·15공동선언을 이행해 남북이 하나가 되는 창창한 앞날을 앞당겨와야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만찬이 진행되는 동안 북측은 기자들에게 객실 식당 다방 매대(상품 판매점)등 만경봉92호 내부를 공개했다. 통상 만경봉호 출입은 바깥에서 4층으로 통하는 계단을 이용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출입하거나 VIP 출입은 배 2층으로 통하는 좌측 현(옆문)을 이용하는 것이 상례다.

이날 안 시장 일행은 선박 입구에서 장창영 선장의 영접을 받은 뒤 이 문을 통해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만찬 장소인 6층으로 이동했다. 엘리베이터 앞에는 6·15 남북공동선언 당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순안비행장에서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 포옹하는 사진과 장쩌민 중국 주석과 포옹하는 모습 등 3장의 사진이 걸려있다.

2층 복도 오른쪽 공간의 대형 강당은 응원단이 손발을 맞추거나 응원도구를 준비하는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1층부터 3층까지는 선원들의 숙소이며 4∼7층은 객실과 식당 및 각종 편의시설, 목욕탕 등으로 꾸며져 있다. 선장실은 8층.

만경봉호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곳은 4∼5층으로 통하는 계단 중간에 설치된 코카콜라 자판기. 코카콜라 상표가 선명한 이 자판기 앞은 만경봉호에 처음으로 승선한 북한 응원단이 선내 기념 촬영장소로 가장 즐겨 찾는 곳이다.

92년 6월부터 북-일항로에 투입된 만경봉92호는 길이 126m, 높이 20m, 너비 21m에 평균속도 20노트(시속 약 27㎞), 최대속도 23노트. 객실은 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이며 68명의 선원이 운항을 맡고 있다. 부산〓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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