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정상회담 스케치]“가깝고도 먼나라는 20세기 유물”

  • 입력 2002년 9월 18일 01시 42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17일 평양 백화원초대소에서 두 차례 회담을 가졌다.

김 위원장은 회담장에서 “‘가깝고도 먼 나라’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평양을 방문해 준 것에 대해 대단히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먼 나라’라는 말은 20세기 낡은 유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으나 고이즈미 총리는 듣기만 했으며 다소 경직된 표정이었다.

회담에는 북한측에서 3명, 일본측에서 6명이 참석. 김 위원장의 오른쪽에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오른쪽에는 통역이 앉았으며 일본측에서는 고이즈미 총리 외에 아베 신조(安倍晉三) 관방 부장관과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이 배석. 오전 회담이 끝난 뒤 양측은 공식 오찬행사 없이 각자 식사 및 휴식시간을 가진 뒤 곧바로 오후 회담을 시작했다.

회담 후 발표된 공동선언문을 보고 일본 기자단은 일단 ‘성공작’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북한이 일본의 11명 안부 확인 요구 이외에 추가로 3명이 더 납치됐다는 점을 인정하고 김 위원장이 사과와 재발방지까지 약속하자 일본 기자들은 놀라워했다. 북측은 뜨거웠던 언론의 취재 열기에 부응, 사상 최대규모인 100개의 통신회선을 프레스센터에 설치하고 기자들의 위성 휴대전화 지참을 처음으로 허용하는 등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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