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수총리서리 대신 전윤철부총리 시정연설

  • 입력 2002년 9월 11일 18시 38분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전윤철(田允喆) 경제부총리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추경 예산안 시정연설을 대독한 것을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또 한차례 ‘총리서리 위헌 논쟁’을 벌였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김석수(金碩洙) 총리서리가 아니라 전 부총리가 시정연설을 대독한 것은 정부 스스로 총리서리제의 문제점을 인정한 셈”이라며 “국회의 동의를 받은 총리가 없기 때문에 전 부총리는 총리권한대행 자격으로 연설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전 부총리가 연설한 것은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과 3당 간사간의 10일 합의에 따른 것일 뿐”이라며 “한나라당이 이를 ‘총리서리가 위헌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정 총무는 “박 의장이 먼저 ‘경제부총리가 시정연설하는 게 좋다’고 말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가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전 부총리를 세운 것도 부인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실제 7월 하순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의 때도 정부는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당시 장상(張裳) 총리서리 대신 전 부총리를 답변자로 내세웠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