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보트피플]월남패망후 해상난민 지칭 현재 2000만명

  • 입력 2002년 8월 19일 18시 37분


‘보트피플(Boat People)’은 70년대 베트남 패망 전후로 해로(海路)를 통해 비합법적으로 탈출하는 난민, 즉 해상난민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보트피플에 대해서는 난민이 추가로 대거 몰려올 것을 염려한 각국 정부가 대책 없이 바다로 되밀어내는 정책을 펴고 있어 국제 미아로 기약 없이 바다에 떠도는 경우가 적지 않다. 탈북자의 경우 한국 정부가 조건 없이 수용할 것으로 보여 다른 보트피플과는 차이가 있다.

베트남 보트피플은 1975년 호치민이 이끄는 공산 월맹에 의해 베트남이 적화통일되자, 대거 보트를 타고 탈출했다. 홍콩에만 23만명이 유입돼 당시 홍콩은 난민급증으로 인한 치안 등 사회문제를 겪었다.

79년 베트남-캄보디아전쟁, 중국-베트남전쟁 등으로 베트남 보트피플은 끊임없이 늘어나 한때 100만명이 해상에 떠돈다는 추정까지 나왔다.

60년대 쿠바의 공산화 이래 미국 남부 해안으로 몰려드는 쿠바의 난민들도 대표적 보트피플. 99년 12월 쿠바 소년 엘리안이 어머니와 함께 미국행 밀항선을 탔다가 배가 전복된 뒤 극적으로 구조돼 미국에 도착한 사건을 계기로 쿠바 난민이 국제적 조명을 받았다. 미국의 해안 경비대는 쿠바 난민들의 안전보다는 해안상륙 저지에만 치중하고 있어 비인도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오랜 내전으로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는 난민들이 보트피플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주로 인도네시아에 한시적으로 체류했다가 호주로 밀입국을 시도, 인도양의 호주령 크리스마스섬이 아프간 보트피플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로 인해 인도네시아와 호주는 서로 난민을 떠넘기려고 치열한 신경전을 펴고 있다. 지난해에는 아프간 보트피플 300여명이 양국 정부의 상륙 불허로 중간에서 떠돌다가 배가 침몰하는 바람에 물에 빠져 숨졌다.

그러나 호주 정부는 올해 1월 “보트피플의 호주 해안 상륙을 금지하며 불법입국자를 투옥하는 정책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터키 동부와 이라크 북부에 살고 있는 쿠르드족도 양국 정부의 탄압을 피해 집단 탈출, 지중해의 해로를 통해 이탈리아 프랑스 해안으로 흘러들고 있다. 이들은 일단 상륙하면 다시 유럽전역을 떠도는 불법 난민들로 전락, 불법이민을 막으려는 유럽연합(EU)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슈가 되고 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따르면 보트피플을 포함해 전세계 난민은 2002년 1월 현재 2000여만명에 달한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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