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폐렴 초기엔 감기증세 면역약한 노인 잘걸려

  • 입력 2002년 8월 15일 18시 35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감기에 이어 폐렴으로 한때 입원하고 8·15 광복절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자 노인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감기와 폐렴이 노인에게 어느 정도 유해한지를 궁금해하는 독자가 많다.

폐렴은 말 그대로 허파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감기나 기관지염은 Ⅹ선에는 아무런 변화가 나타나지 않지만 폐렴은 허옇게 나타난다.

청와대는 김 대통령이 감기 뒤에 2차 감염으로 기관지와 허파꽈리가 인접한 부위에 ‘기관지 폐렴’이 생겼다고 밝혔다.

건강한 사람의 5∼25%가 폐렴구균을 갖고 있는데 이 상태에서 스트레스 등의 이유로 면역력이 약해지면 폐렴이 발병하기도 한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이 폐렴에 걸렸을 때에는 감기 증세가 먼저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요즘에는 에어컨에 기생하는 라지오넬라균이 냉방병을 일으키고 그 결과 폐렴이 생기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은 1∼5% 정도이지만 65세 이상 노인 중 면역력이 떨어져 입원까지 갈 경우 5∼25%로 증가한다. 의료계에서는 현재 국내에서 폐렴으로 인한 정확한 사망자 통계를 낼 수가 없지만 매년 최소 1만∼2만명의 노인이 폐렴에 걸려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폐렴구균의 항생제 내성률이 60∼70%에 이르기 때문에 약이 잘 안 듣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여러 가지 항생제를 복합적으로 쓰다가 결국은 치료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노인이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했다 귀가한 후는 손을 씻고 감기가 유행할 때는 공공장소에 가지 않는 등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폐렴구균백신과 독감백신을 맞는 것도 좋다.

다행히 김 대통령은 항생제가 들어서인지 기침은 여전하지만 현재 열이 많이 내리는 등 증세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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