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추석전 상봉성과있었으면…”北“우리도水害…힘합쳐막자”

  • 입력 2002년 8월 12일 18시 42분


제7차 장관급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과 북측 단장인 김영성(金靈成) 내각 책임참사는 12일 1차 전체회의에서 6월에 열린 월드컵 등을 화제로 환담을 나눴다.

▽정세현〓편히 쉬셨나. 북에서는 제17차 세계축구선수권대회라고 하는 지난번 월드컵에서 우리는 4강까지 갔다. 16강 넘어갈 때가 가장 큰 고비였다. 36년 전 북측이 이탈리아를 이겼던 역사적 사실이 우리 선수, 국민에게 큰 자신감을 주었다는 생각이다.

이탈리아와 8강 진출을 놓고 겨룬 경기는 대전에서 했는데 카드 섹션, 북한말로는 ‘배경대’에 ‘어게인(AGAIN) 1966’이 있었다. 1966년 북한의 승리를 재현하라는 뜻이었다. 이를 보고 큰 힘이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남북관계가 좋아져서 단일팀이 구성되면 모든 운동에서 세계 최강이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김영성〓남측 대표단이 이탈리아를 이긴 데 대해 남측 언론은 물론 세계 언론이 36년 전 북측이 이탈리아를 꺾어 길이 터 있는 위에서 이룬 성과라고 했다. 경기를 통해서 다시 한번 우리 민족의 슬기와 힘이 강하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정〓이번엔 시간이 없어서 단일팀을 구성하지 못하겠지만 관계가 발전돼 단일팀을 만들면 아시아경기대회에선 당연히 1등을 할 것이다. 남북이 축구도 하게 됐고 아시아경기대회에 함께 참석하고 민간행사도 하는 등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있는 만큼 이번 회담도 잘 풀렸으면 좋겠다.

▽김〓축구뿐만 아니라 6·15 공동선언 이행에서 슬기를 발휘하면 못할 일이 없다. 이번에 중단됐던 당국대화를 조속히 재개해서 북남관계를 원상회복하고, 화해·단합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우리 민족끼리 문제를 해결하자는 6·15 공동선언 정신에 부합된다. 이 같은 우리의 제안에 귀측이 슬기롭고도 적극적으로 호응해 금강산에서 실무접촉을 거쳐 오늘 다시 마주앉았다. 잠시 정지됐던 북남 상급(장관급)회담 열차가 다시 가동돼 6·15 공동선언이 가리키고 있는 이정표를 따라서 다시 달리게 됐다. 정세현 수석대표가 대화 상대자가 된 것을 축하한다. 뜻을 합쳐 민족 앞에 좋은 결과를 내놓자.

▽정〓결국 민족 앞에 좋은 결과를 내놓으려면 여러 가지 합의를 새롭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천이 중요하다. 오늘 회담은 합의하는 회담이 아니라 실천하는 회담, 문제를 늘어놓는 회담이 아니라 문제를 풀어 가는 회담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자.

▽김〓실천적으로 6·15공동선언 이행의 길을 열기 위한 토론이 돼야 한다.이호갑기자 gdt@donga.com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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