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모두 잘될것” 먼저 말걸어

  • 입력 2002년 8월 12일 18시 42분


김영성 북측단장은 12일 서울에 도착한 뒤 “잃어버린 시간을 앞당겨야 한다”, “길동무가 좋으면 먼길도 가깝다”며 회담 분위기를 주도했다. 첫날은 일단 ‘맑음’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후 4시로 예정됐던 1차 전체회의는 당초 예정보다 2시간이나 지연됐다. 회의가 계속 지연되자 회담장 주변에서는 “뭔가 잘못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며 한때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남측 대변인인 이봉조(李鳳朝) 통일정책실장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전체적인 일정문제로 지연됐을 뿐”이라며 추측을 부인했다. 다른 우리측 한 관계자는 “회담이 연기된 것은 북측이 평양과 회담일정 문제를 협의하느라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라며 “북측대표단은 ‘오늘내로 열리면 되지 그게 무슨 문제냐’며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전했다.

○…북측대표단 29명은 이날 오전 고려항공편으로 서해직항로를 통해 인천공항에 도착. 고려항공기가 인천공항에 내린 것은 작년 5월 북한을 방문한 요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 이후 두 번째다.

김영성 북측단장은 공항청사 입구에서 초면의 윤진식(尹鎭植) 재정경제부 차관에게 다가가 “반갑습니다. 김영성입니다”라며 악수를 청했고, 5차 회담부터 호흡을 맞춰온 서영교 통일부국장과는 “우리 조국이 젊어지니 나도 젊어집니다”라며 반갑게 악수를 나눴다.

이날 북측대표단이 타고 온 고려항공기는 80인승의 러시아제 TU134로 지난달 경수로 관계자들을 태우고 양양공항을 운항했던 비행기다.

○…숙소 겸 회담장인 신라호텔에는 내외신 기자 50여명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여 국내외의 관심을 반영했다. 북측 김 단장의 방은 하루에 600만원대의 로열스위트룸으로 알려졌다. 북측대표단 29명 중 6명은 취재진. 이들은 ‘기자’라고 표시된 녹색 완장을 차고 곳곳에서 취재에 열중하는 모습. 한 젊은 북측기자는 남측 취재진에게 먼저 말을 건네며 “모든 게 잘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회담에 대해 낙관론을 펼치기도 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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