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대선 중도사퇴 안해… 두자릿수 득표율 기대”

  • 입력 2002년 8월 9일 18시 42분


진보 정당인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대표가 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함에 따라 연말 대선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권 대표의 당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민노당은 민주노총과 전국연합, 한총련 등 진보 세력과 노동계 및 시민사회단체의 지지를 받고 있는 데다 매달 5000원 이상의 당비를 내는 당원이 3만명에 이를 정도로 지지세가 만만찮다.

민노당의 저력은 6·13지방선거 때 확인된 바 있다. 민노당은 당시 정당투표에서 8.1%의 득표율을 기록해 자민련(6.5%)을 제치고 득표율 기준으로 제3당에 올라섰다. 울산에서는 구청장 2곳을 차지했다. 비록 석패하긴 했지만 울산시장 자리를 놓고 이 지역 강세 정당인 한나라당과 접전을 벌이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대선이 97년 대선처럼 박빙으로 갈 경우 민노당이 얼마나 득표하느냐가 선거 판세에도 영향을 줄지 모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권 대표는 “중도사퇴 없이 끝까지 갈 것이다”며 “그동안 진보 세력이 상당히 성장한 덕분에 사표 심리가 희석돼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현(李尙炫) 대변인은 “진보 진영이 단결하면 두자릿수 득표율은 무난히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선거운동 과정과 대선 성적표에 따라서는 진보 세력의 세 확산과 결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민노당의 희망 섞인 기대다. 권 대표는 “사회당과 녹색평화당 등 진보 정당의 후보 단일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후보 단일화 과정에 국민경선제를 도입해 대중적 지지를 넓혀가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민노당은 이날 오전 상임집행위원회를 열어 ‘범진보진영 단일후보 추진위원회’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겠다고 결의했다.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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