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관 부장검사 수사서 손떼야”“한인옥씨와 친분있는 증인확보”

  • 입력 2002년 8월 4일 18시 12분


정치권은 4일에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장남 정연(正淵)씨의 병역 문제를 둘러싸고 공방을 계속했다.

▽한나라당, ‘민주당 실세의 사주설’ 공세〓박희태(朴熺太) 최고위원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 정권은 지난 5년동안 국가기관을 총 동원해 정연씨 병역 문제를 조사했지만 아무런 증거를 발견하지 못하자 김대업(金大業)이란 전과 6범의 사기꾼을 하수인으로 내세워 허위사실을 유포하게 한 다음 검찰수사까지 가도록 공작을 꾸미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최고위원은 특히 민주당 실세 의원이 김씨에게 거액을 주고 이후보에 대한 ‘음해 기자회견’을 하도록 하는 등 ‘공작극’을 주도하고 있다며 ‘민주당 사주설’을 제기했다.

한나라당은 또 이 사건 수사를 맡은 서울지검 특수1부 박영관(朴榮琯) 부장검사의 과거 행적을 거론하며 ‘원초적 불공정 수사’ 의혹을 거듭 주장한 뒤 박 부장검사가 이번 수사에서 손을 떼라고 촉구했다. 박 부장검사가 △사기범으로 교도소에 수감중이던 김씨를 불러내 병역수사에 개입시켰고 △ 5월 한 언론인터뷰에서 김씨의 병역비리 주장에 대해 “비슷한 내용을 정보로 알고 있다. 의문이 제기되면 수사할 수 있다”는 식으로 적극 반응을 보인 장본인이라는 이유에서다.

배용수(裵庸壽)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검찰은 이 사건을 대검에 맡기고, 김씨에 대해 출국금지 등 최소한의 신병확보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한인옥씨 개입’ 공세〓이 후보 부인인 한인옥(韓仁玉) 여사의 병역면제 로비의혹에 공세의 초점을 맞췄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이날 서울 지역 재·보선 지원유세에서 “병역비리에 대한 한인옥씨 개입 등 새로운 의혹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한나라당이나 이 후보가 떳떳하다면 왜 수사에 응하지 않고, 수사를 방해하느냐”고 공격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정연씨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는 김대업씨 이외에도 ‘한인옥씨와 친분이 있는 인사’ 등 복수의 증인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내 ‘병역면제 은폐의혹 진상규명 소위’ 간사인 배기운(裵奇雲) 의원은 “김대업씨는 병역비리를 발복색원하기 위해 노력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나라당 공세를 일축했다.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검찰수사가 본격화되면서 한나라당이 병역비리 탄로를 두려워한 나머지 미리 연막전술을 펴고 있다”면서 “박희태 최고위원이 나설 게 아니라 이 후보와 한인옥씨가 직접 해명하라”고 공격했다.

민주당이 제기하는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 장남 정연씨 병역면제 관련의혹
민주당제기의혹(근거)97년 제기된 내용의 재론여부한나라당 등 반박
“97년 이회창후보의 K특보 등이병무청고위간부 만나서 병역비리은폐대책회의 했다”(김대업씨 주장)2002년 새로 제기한 내용“후보 특보로서 사실확인차원에서 당시 병무청장을 한두차례 만났을 뿐이다”(K특보)
“이후보 동생 회성씨가 97년10월 전태준 당시 의무사령관 만나 비리 은폐논의”(신기남 의원 주장)“병역논란은 97년7월에 공론화됐는데, 10월에 뒤늦게 은폐회의를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이회성·전태준씨)
“이후보 부인 한인옥씨가 병역면제에 개입해 1000만원 이상을 썼다”(김대업씨 주장)“돈 건네는 행위는 상상도 할 수 없다”(한인옥 여사)
“정연씨 병적기록표에 사진이 없는 등 변조 의혹이 있다”97년 제기된 내용의 재론“다른 사람의 기록표 샘플 조사결과 5%정도는 사진없다”
“97년 대책회의후 정연씨 신검부표 파기한 의혹이 있다”“신검부표는 이미 96년에 파기됐다”
“정연씨 체중을 55㎏에서 45㎏으로 고의 감량했다”“면제기준이 50㎏인데 고의라면 왜 45㎏까지 빼나”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한인옥 여사 “돈건네며 청탁 있을수 없는일”▼

이회창 대통령후보의 부인 한인옥(韓仁玉) 여사는 장남 정연(正淵)씨의 '병역 비리'에 자신이 관여했다는 의정 부사관 출신 김대업(金大業)씨와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4일 "법관의 딸로 태어나 엄한 교육을 받고 자랐고, 법관의 아내로서도 엄하게 살아왔다"고 일축했다.

부산 지역 재·보선 선거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현지를 방문 중인 한 여사는 이날 이 후보 비서실장인 권철현(權哲賢) 의원과의 전화통화에서 "특히 누구에게 청탁을 하기 위해 돈을 건네는 일은 발상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권 의원이 전했다.

한 여사는 몸을 최대한 낮추고 봉사활동과 재보선 지원에 전념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병역시비가 재연돼 참담한 심경이지만, 일일이 대꾸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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