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뛸 간판선수가 안보이네…재보선 거물급 영입 못해 고심

  • 입력 2002년 7월 5일 18시 19분


8·8 재·보선을 한 달여 앞두고 각당의 강세지역에 자천타천 후보들이 대거 몰려 치열한 공천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각당이 기대를 걸고 있는 거물 인사 영입은 지지부진해 ‘풍요 속의 빈곤’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공천 신청 텃밭 집중〓한나라당의 경우 서울 종로는 10대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박진(朴振) 전 대통령정무비서관과 박계동(朴啓東) 전 의원 등 7명이 공개적으로 공천을 신청하고 전직 차관급인사 3명까지 비공개 신청한 상태. 부산 부산진갑의 경우도 13대1(비공개 1명 포함), 경남 마산 합포도 14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열세 지역인 광주 북갑과 전북 군산의 경우는 지망자가 전무한 실정이다.

민주당 사정도 마찬가지다. 광주 북갑의 경우 김상현(金相賢)고문, 박석무(朴錫武) 전 의원, 강동연(姜桐連) 전 사우디아라비아 공사, 변형(邊炯) 전 한국투자신탁 사장 등 10여명이 이미 출마 선언을 했다. 전북 군산 역시 강봉균(康奉均) 전 재정경제부장관, 육군대장 출신인 오영우(吳榮祐) 전 한국마사회장, 강금식(姜金植) 전 공적자금관리위원장 등 7, 8명이 경합 중이다.

반면 부산 경남지역 3곳은 부산진갑의 강경식(姜慶植) 지구당위원장과 경남 마산 합포의 김성진(金晟珍) 지구당위원장 2명만 출마 의사를 보이고 있을 뿐 희망자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흑색선전 기승〓공천전이 가열되면서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는 흑색선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나라당에선 경남 마산 합포의 경우 ‘누구누구는 대통령후보 부인과 가깝다’ ‘누구누구는 학력이 가짜다’ 등의 매터도어가 난무하고 있고, 부산진갑에서는 ‘모 후보가 이미 공천 내락을 받았다’는 소문도 퍼지고 있다.

민주당에선 광주 북갑의 경우 ‘A후보가 출마를 포기했다’거나 ‘B후보는 현지 주민의 거부감이 강하다’는 식의 흑색선전이 나돌고 있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특정 후보를 모 고위당직자가 세게 밀고 있다’는 등 자기 세과시를 위한 소문도 퍼지고 있다.

▽외부 영입 별무소득〓각 정당은 거물급 외부인사 영입으로 승부수를 띄울 생각이었으나 실제로는 별 소득이 없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측은 심재륜(沈在淪) 전 고검장과 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 등의 영입 의사를 갖고 있었으나 본인들의 강력한 고사로 진척이 전혀 없는 상태.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한 측근도 “준비 부족으로 거물인사 영입이 어려워 현재로서는 공모신청자 중심으로 재·보선을 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마찬가지. 그나마 장기표(張琪杓) 전 푸른정치연합 대표 입당으로 겨우 체면을 세운 정도. 민주당은 수도권 8개 지역구 가운데 최소한 2곳은 명망있는 외부인사 영입을 목표로 삼았으나 당사자들이 모두 난색을 표하는 바람에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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