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투표자성향 분석]“DJ아들 비리가 영향끼쳤다” 69%

  • 입력 2002년 6월 13일 23시 36분


방송사 출구조사 [사진=박경모기자]
방송사 출구조사 [사진=박경모기자]
MBC가 13일 오후 휴대전화 사용자 2000명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69.3%가 대통령 아들의 비리가 지지 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으며 대선 후보가 지지 후보 결정에 영향을 줬다는 응답도 62.9%에 달했다.

또 KBS가 이날 투표자 3007명에게 유선전화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41.4%가 지지 후보를 선택하는 데 있어 대선 후보의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KBS는 대통령 아들 비리 관련 설문은 묻지 않았다.

KBS와 MBC는 13일 지방선거 개표 방송에서 당선자 예측 등과 더불어 투표나 유권자 성향을 분석한 별도의 여론조사 결과를 일부 방영했다.

KBS는 여론조사회사인 가람조사연구소와 공동으로 13일 오전 9시∼오후 3시반 유선전화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4.1%가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당이 유리하다’고 대답했다. 응답자의 64.6%가 지지 후보를 결정한 이유로 ‘인물’을 꼽았으며 ‘정당’(21.2%), ‘어차피 될 사람이기 때문’(9.3%)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지지 후보가 당선될 경우 당선 이유에 대해서는 능력(65.7%)을 가장 우선으로 꼽았다.

투표 결정시기에 대해서는 ‘며칠 전’이 40.6%로 가장 많았고 ‘오늘 결정했다’는 사람도 23%에 달해 부동층이 두꺼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방선거의 공명성 여부에 대해서는 65%가 그런 편이라고 응답했고 투표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서는 ‘당연한 일이라서’가 73.8%, ‘지지후보의 당선을 위해서’가 21.2%로 드러났다.

선거직전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것에 대해서는 ‘발표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응답자가 41.3%에 달했다.

MBC는 모바일 여론조사 전문회사인 엠비존(www.mbizon.com)과 제휴해 13일 오후 3시반부터 한시간반 동안 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한국 축구 대표팀의 16강 진출과 지지하는 광역단체장의 당선 중 어느 것을 더 원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3.7%가 16강 진출을 원한다고 답해 월드컵 열기를 실감하게 했다.

조사 시점에 월드컵을 보고 있던 시청자와 그렇지 않은 비시청자를 나눠 광역단체장의 이름을 알고 있는지를 물은 결과 월드컵 시청자의 경우 22.0%가, 비시청자의 경우 26.4%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광역단체장은 물론 후보자의 이름을 전혀 모른다고 응답한 경우도 월드컵 시청자가 14.8%, 비시청자가 6.4%로 나타났다.

SBS는 6일 유권자 12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방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요인 등을 조사했으나 조사 시점이 차이가 있어 방영하지 않았다.

한편 방송 3사는 이날 여론 조사를 토대로 한 16개 광역단체장 당선자 예측 보도에서 100%에 가까운 적중률을 보여 원내 1당도 예측하지 못한 2000년 제16대 총선 개표 방송의 ‘오명’을 다소 씻었다. KBS와 SBS는 모두 맞췄으며 MBC는 제주지사 당선자만 다르게 예측했으나 오차 범위 이내여서 틀렸다고 볼 수 없다. 방송사들은 이에 대해 △사전 판세가 뚜렷해 예측이 비교적 쉬웠고 △박빙 지역에 대한 표본 증대 등 집중 관리 △모바일 여론 조사로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읽었다는 점 등으로 설명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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