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통한 노 후보 초저녁 당사 떠나

  • 입력 2002년 6월 13일 23시 17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13일 오후 7시경 당사 8층 후보사무실에서 김원기(金元基) 정치고문과 함께 TV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다가 민주당이 참패한 것으로 나타나자 당직자들이 대기 중인 상황실에도 들르지 않은 채 침통한 표정으로 당사를 떠났다.

그는 공식 기자회견도 거부해 취재진이 승용차 앞까지 따라가며 문답을 주고받았다.

-선거 결과를 어떻게 생각하나.

“진 건 진 것이다. 93년 캐나다에서도 집권당이 참패한 적이 있었다. 한 석 남겨두고 다 진 적이 있었다.”

-후보 재신임 약속은 유효한가.

“14일 오전 8시반 대국민 성명을 발표할 것이다.”

-오늘 저녁 비서실회의가 예정돼 있었는데….

“밀린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여러 가지 오해를 살까봐 안 하기로 했다.”

-부산시장 선거는 어떻게 보나.

“득표율이 중요하다.”

-득표율이 낮게 나오지 않았나.

“좀 더 지켜보자.”

노 후보는 김 고문과 이기명(李基明) 후원회장 등 가까운 인사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함께 하면서 재신임 문제 등을 논의한 뒤 밤 10시경 귀가했다. 김 고문은 “이런 상황에서 누군들 깊은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있겠느냐”며 노 후보의 심경을 전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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