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씨 구속 수감]청와대-민주 “이제 마무리 됐으면”

  • 입력 2002년 5월 19일 18시 41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가 구속 수감된 이후 청와대와 민주당은 향후 전개될 정국 향방을 저울질하며 새로운 정국 반전의 계기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김 대통령까지 직공(直攻)하는 방안을 포함해 한층 공세의 고삐를 죄어나갈 기세여서 정국은 여전히 순탄치 않을 듯한 분위기다.

○…청와대는 홍걸씨의 구속 수감 직후 박선숙(朴仙淑)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 명의의 짤막한 논평을 통해 김 대통령의 국정 전념 의지를 강조했다. 청와대 측은 또 김 대통령과 이희호(李姬鎬) 여사가 차분하고 담담한 심경으로 홍걸씨 구속 소식을 접했다며 평상심(平常心)을 잃지 않고 있음을 강조했다.

청와대는 차남 홍업(弘業)씨의 검찰조사 문제가 매듭지어지면 적절한 시점에 김 대통령의 대국민 직접사과를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여전히 김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연루의혹으로 인한 도덕성과 권위의 상실이 임기 말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을 가속화해 국정 파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그동안 내부적으로 다양한 정국수습책을 놓고 고민해 왔으나 뾰족한 대책을 강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일단 ‘월드컵 기간 중 정쟁 중단’ 등 여론을 통한 호소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도 ‘홍3 게이트’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는 판단 아래 한나라당의 정치 공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당 관계자들은 홍업씨의 검찰조사 등이 남아있는 점을 들어 “월드컵 이전에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가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정범구(鄭範九) 대변인은 홍걸씨 구속에 대해 “검찰의 공정하고 성역없는 수사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 뒤 “앞으로 대통령 친인척과 권력형 비리 등을 막기 위해 제도 개선과 함께 정치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홍걸씨 구속은 비리 척결의 시작일 뿐”이라며 김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홍걸씨 구속은 부패정권이 스스로 불러들인 참극”이라며 국회 국정조사와 특검제, TV 청문회의 수용을 거듭 요구했다.

그는 “무관의 대통령인 막내아들이 수십억원을 챙겼다면 그보다 더한 비리는 차고 넘칠 것”이라며 “비리의 최후 몸통인 대통령은 국민 앞에 엎드려 사과하고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아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진짜 국정에 전념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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