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광위 "모방송사 李후보 줄대기 의혹"

  • 입력 2002년 5월 14일 18시 47분


언론탄압백서-한나라당 이경재 양휘부 언론특보, 박관용 언론탄압대책특위위원장, 안택수 의원(왼쪽부터)
언론탄압백서-한나라당 이경재 양휘부 언론특보, 박관용 언론탄압대책특위위원장, 안택수 의원(왼쪽부터)
14일 국회 문화관광위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TV 방송의 불공정성 문제를 둘러싸고 가시 돋친 설전을 벌였다.

▽TV 방송 불공정성 논란〓한나라당 의원들은 TV 방송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 띄우기에 주력하는 등 편파성을 띠고 있다고 공세를 폈다. 특히 5일 MBC에서 방송한 ‘MBC스페셜-국민참여경선제’ 프로그램이 문제가 됐다.

한나라당 심규철(沈揆喆) 의원은 “당시 프로그램은 노 후보를 지지하는 ‘노사모’와 노무현 띄우기를 한 편파보도의 전형”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남경필(南景弼) 정병국(鄭柄國) 의원도 “분량이 50분정도 밖에 되지 않고 문제점이 명백히 드러나는 프로그램인데도 방송위원회가 편파성 심의를 미룬 것은 직무유기다. 방송위가 민주당과 노 후보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따졌다.

이에 민주당 이미경(李美卿) 의원은 “당시 방송은 노 후보와 노사모를 일부러 띄우려고 한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국민경선 움직임을 추적하면서 부각된 것이다”라며 “다른 신문에서 노사모를 다룰 때는 가만있고 MBC가 다루면 편파인가”라고 반박했다.

강대인(姜大仁) 방송위원장은 “뉴스와 다큐는 방송 형식과 장르가 달라 동일한 수위에서 공정성 문제를 다루긴 어렵지만 개인적 입장에선 산술적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회창(李會昌) 줄대기 의혹 공방〓민주당 이미경 의원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탈당으로 정권의 레임덕이 심한 반면 한나라당은 원내 1당으로서 엄청난 파워를 갖고 있다”며 “이 때문에 모 방송사는 비선(秘線)을 통해 한나라당 대선주자에게 줄을 대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한나라당 고흥길(高興吉) 의원은 “모 방송국 간부가 이회창 후보에게 선을 대고 있다는 이 의원의 터무니없는 거짓말 발언을 즉각 취소하고 속기록에서 삭제하라”고 반발했다.

이미경 의원은 그러나 “필요하다면 모 방송국의 근거기록을 보여주겠다. 방송의 독립은 집권세력뿐만 아니라 원내 1당으로부터 독립도 중요하다”고 맞섰고, 고 의원은 “불확실한 얘기를 하지말고 무슨 근거로 했는지 밝혀라”고 다그쳤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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