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의원 “녹음테이프 확보 못해”

  • 입력 2002년 4월 25일 18시 00분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씨와 한나라당 윤여준(尹汝雋) 의원간의 거액수수 의혹을 폭로한 민주당 설훈(薛勳) 의원은 25일 “증거물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발표를 서둘렀다는 많은 분들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향후 최종적으로 책임질 부분이 발생한다면 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설 의원은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의혹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수사권 등이 없는 한계에서 테이프 소지자를 설득하고 증거물의 공개를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해 녹음테이프 확보에 실패했음을 인정했다.

설 의원은 이어 “돈을 준 최씨가 마음만 바꾸면 금방 확인될 수 있는 문제이나 최씨가 야당과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에게 타격을 주고 싶지 않은 것 같다”며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만큼 모든 진실이 규명되기를 바라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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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설 의원의 의원직 사퇴 및 구속수사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사과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이 전 총재는 “정치인은 자신이 한 말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고, 윤 의원은 “설 의원이 아직도 심증과 확신을 갖고 있다면 제보자를 밝혀 나와 공개적으로 진실을 가리게 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설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이 후보측 선대본부장 신경식(辛卿植) 의원과 윤 의원은 이날 서울지검에 출두해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조만간 설 의원도 소환해 제보자의 신원 및 폭로 경위, 녹음테이프의 존재 유무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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