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주민 10명중 9명 장사로 생활비

  • 입력 2002년 4월 22일 16시 59분


북한 주민의 평균 생활비는 공식적으로 받는 월급의 20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10명 가운데 9명은 부족한 생활비를 벌기 위해 장사를 하고 있으며 일부는 월급의 580배에 이르는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탈북자 84명을 설문조사해 22일 발간한 ‘북한의 사(私)경제부문 연구’ 에 따르면 이들의 가구당 연간 소비지출액은 2만3590원(북한 화폐·평균)으로 추정됐다. 반면 이들의 월급은 평균 94.4원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탈북자의 88%는 민간시장에 해당하는 ‘농민시장’ 에서 장사를 했으며 적게는 월 84원에서 많게는 월 5만8300원까지 벌었다고 응답했다.

북한에서는 1995년 배급이 거의 중단되면서 농민시장에서 쌀 1㎏이 국정가격(0.08원)의 628배인 50원에 거래되는 등 월급만으로는 생활이 매우 어렵다.

불법인 사금융은 월 10∼30%의 고금리로 거래되고 차입액은 대부분 2000∼300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북한 도시지역은 주택의 10∼20%가 주택교환 형식으로 거래되고 방 한 칸의 가격은 1만∼2만5000원 정도다. 평양은 10배 이상 비싸 방 두 칸이 25만원 수준이다.

북한의 사경제 규모는 북한 국내총생산(GDP, 167억9000만달러)의 3.6%인 6억1000만달러 정도로 추정됐다. 이는 1980년 헝가리(3.4%), 통일 전인 1988년 동독(3.6%)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북한의 시장에서 거래되는 환율은 공식환율(1달러는 2.2원)보다 100배 가량 높은 210∼250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민간 보유 외화는 2000년 기준 약 9억6000만달러로 유통현금 총액(북한돈 729억6000만원)의 2.6배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상철기자>sc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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