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金대통령 정면공격 조짐

  • 입력 2002년 4월 8일 18시 29분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선 이인제(李仁濟) 후보가 8일 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노무현(盧武鉉) 후보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꼭두각시’라고 표현,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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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이날 회의에서 ‘영남후보론’의 허구성을 지적하면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져 경선 결과에 관계없이 김 대통령과 결별하고 독자행보를 모색하고 있지 않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후보의 한 측근은 “이 후보는 김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통해 경선 이후 행보에 대해 여러 가지를 고려 중이다. 지금은 나무칼이지만 창과 미사일 핵폭탄까지 준비하고 있다”며 김 대통령에 대한 정면공격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후보측의 김윤수(金允秀) 공보특보가 김 대통령의 친위조직인 ‘연청’(새시대 새정치 연합청년회)이 중립을 지키겠다던 김 대통령의 뜻과 달리 경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청와대의 해명을 요구하고 나선 것도 이 같은 결별 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

김 특보는 “5일 오후 한화갑(韓和甲) 고문을 초청해 부산 서면의 한 갈비집에서 열린 연청 부산시지부 간담회에서 문희상(文喜相) 의원이 ‘대통령이 되면 연청을 작살내겠다고 한 모 후보를 절대 밀면 안 된다. 개혁을 완수하려면 대통령 뜻에 반하지 않고 잘 따르는 후보를 밀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 후보란 이인제 후보를 지칭하는 것이다”며 당시 모임에 참석한 연청 부산시지부 사무차장 노인환(盧仁煥)씨의 자술서를 공개했다.

노씨는 기자와 만나 “그날 문 의원은 ‘연청이 나서서 제주도에서 한 고문을 1등으로 만들어 대세론을 눌렀고, 광주에서는 노풍(盧風·노무현 바람)을 연청의 힘으로 이끌어냈다. 노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외교적인 면이 강한 한 고문이 당 대표가 돼야 개혁 완수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문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노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발언을 한 일이 없다. 이 후보측의 주장은 의도적인 조작이다”고 반박했다. 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아는 바도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며 “김 대통령은 당 총재직 사퇴 이후 정치에 일절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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