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님위해 114평빌라 빌려두나"

  • 입력 2002년 3월 8일 18시 47분


민주당은 8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 가족이 살고 있는 서울 가회동 빌라 세 채를 문제삼아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민주당은 이날 이 총재의 기자간담회에 대해 “국민들이 갖고 있는 의혹을 규명하는데 성의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아 사과의 진실성마저 반감된다”며 빌라 3채 중 이 총재와 장남 정연(正淵)씨 가족이 가끔 사용한다는 202호를 누가 빌려줬는지 아리송하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켰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이 총재가 ‘가까운 친척’이 빌려준 것이라고 했으나 전세 계약자의 신원이 불분명하다”며 “1년에 10여 차례 외국 손님 만날 때 쓰기 위해 114평 빌라를 확보해 둔 사람이 세계에 얼마나 있겠느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명식(李明植) 부대변인은 이 총재가 “과세 대상이라면 세금을 낼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 법조항을 복사해 돌리면서 “대법관 출신답지 않은 군색한 태도”라고 비난했다.

증여의 경우 배우자로부터 받은 경우에는 5억원, 직계존비속은 3000만원, 일반 친족은 500만원까지만 공제되는데 이 총재의 빌라의 경우는 전세금이 10억원에 달하는 만큼 위법이라는 주장이었다.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또 “이 총재가 그동안 여러 차례 이사를 다니며 늘 ‘전세를 얻었다’고 말해 왔는데 왜 그런 거짓말을 했는지, 다른 말못할 이유가 있었는지 밝히라”고 몰아붙였다.

한편 손녀딸의 미국 출산 문제에 대해 이 총재가 ‘법대로’ 할 것이라고 한데 대해 김현미(金賢美) 부대변인은 “법대로 하면 출산 30일 이내에 신고를 하도록 돼 있다. 출산한 지 50일 동안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을 보면 한국 국적 취득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고 따졌다.

민주당의 이같은 전방위적 공세는 이번 ‘빌라 게이트’가 일반 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먹혀 들어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날 대변인단이 모두 나서 “이 총재가 지방에 다니며 ‘천민정치’ 운운하면서 정부 여당을 비난했는데, 그렇다면 이 총재는 세 가족이 모두 114평에 사는 분답게 ‘귀족정치’를 하고 계시는지 묻고 싶다”며 맹비난한 것도 같은 맥락.

제주 울산 지역의 대선후보 경선 준비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민주당의 경선후보 진영도 한결같이 “두고봐라. 이 총재의 빌라건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당 대변인실은 “이 총재 가족과 관련된 각종 제보가 감당하기 힘들 만큼 접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