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부총재 한나라 탈당

  • 입력 2002년 2월 28일 17시 39분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사진) 부총재가 28일 탈당을 전격 선언함에 따라 대선 정국에 파란이 일고 있다.

박 부총재의 탈당으로 한나라당은 당장 5월9일로 예정된 대선후보 경선 구도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박 부총재의 탈당은 정치권 일각에서 끊임없이 제기돼 온 영남후보론이나 제3후보론 등 정계개편론의 불씨를 되살려 향후 대선정국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부총재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거부한 채 어떻게든 집권만 하겠다는 기회주의적 생각에 더 이상 동참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제 한나라당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나라당 소속 의원은 133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는 “한나라당은 책임 있는 민주정당, 국민정당으로 거듭나 국민의 신뢰를 받느냐, 아니면 총재 1인의 정당으로 남느냐 하는 기로에서 국민적 여망을 외면하는 불행한 선택을 하고 말았다”며 “정당보다는 나라가 우선이라는 소신으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 후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긴급 소집된 총재단회의에서 “내 부덕의 소치다. 박 부총재가 지금이라도 마음을 바꿀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고 박 부총재의 당 잔류를 계속 설득할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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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비주류 중진인 김덕룡(金德龍) 의원은 “솔직히 나도 같은 고민을 갖고 있다”며 탈당 가능성을 시사해 ‘박근혜 여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 부총재는 향후 거취와 관련해 “기존 정당에는 참여하지 않고 당분간 무소속으로 남을 생각”이라고 말하면서도 “언젠가 국익을 우선하는 정책정당이 나오면 같이할 수 있다”고 밝혀 신당 창당에 뜻을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은 피했지만 “여성이 대선에 나서는 것은 세계적 추세이고 여성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어 앞으로 그런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출마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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