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화갑-노무현 對 이인제' 정체성 논란 가열

  • 입력 2002년 2월 25일 18시 10분


공명선거를 다짐하는 민주당 대선예비후보 7명.
공명선거를 다짐하는 민주당 대선예비후보 7명.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한 7명의 후보들은 25일 당사에서 ‘공명선거’를 다짐하는 선서식을 가졌다.

추첨을 통해 선서를 맡은 한화갑(韓和甲) 후보는 “선거운동과정에서 허위사실 유포, 금품살포, 향응제공, 후보자 상호비방, 인신공격, 지역감정 조장 등 공명선거를 저해하는 일체의 행위를 하지 않겠으며 경선 결과에 절대 승복하겠다”고 약속했다. 나머지 후보들도 손을 들어 함께 선서한 후 서명했다.

그러나 민주당 경선은 초반부터 이인제(李仁濟) 후보의 ‘정체성’을 둘러싼 시비가 계속되면서 ‘네거티브 캠페인’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물론 모두가 ‘이인제 정체성’ 논란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김근태(金槿泰) 후보는 “경선불복은 부도덕한 행위”라며 이 후보의 97년 신한국당 경선불복을 겨냥하는 듯한 얘기를 해왔으나, 최근의 정체성 시비에는 직접 끼어들지 않고 있다. 정동영(鄭東泳) 후보는 “특정 후보에 대한 정체성 시비 논란은 당원과 국민들이 평가하는 것”이라며 양쪽을 모두 비판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 김중권(金重權) 유종근(柳鍾根) 후보는 정체성 논란 자체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후보의 정체성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한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이 후보의 ‘전력(前歷)’을, 한 후보는 ‘이 후보 부적격론’을 강조하면서 공세를 멈추지 않을 태세다.

특히 노 후보는 최근 제주에서 이 후보의 경선불복 전력을 강력히 비난한 데 대해 당 중앙선관위로부터 ‘과도한 비방’이라며 주의 조치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경선 기간 내내 제기한다는 전략이다.

한 후보도 “내가 ‘이 후보는 정체성이 없으므로 추방돼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알려졌지만, 이 후보를 추방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당의 정통성을 공유하지 않은 사람이 음모와 권모술수로 공정한 경선을 흐릴 경우에는 추방돼야 한다는 의미”라고 해명하면서도 “아무나 당에 와서 문패를 달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당초 무대응으로 일관했던 이 후보 측도 “그렇다면 대체 당의 정체성은 뭐냐”라며 반격을 시작했다. 이 후보 진영의 김명섭(金明燮) 의원은 “정체성 운운하는데 실체가 뭐냐. 민주당 이념 정강 정책에 동의해 참여한 사람들은 다 정체성이 있는 것이다”고 반박했다.

그는 “전국 정당 만들자는 명분에 동의해 민주당 간판을 달고 전국을 누볐는데 그 사람들이 말하는 ‘당의 뿌리’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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