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劉씨 석방지시' 사실일까

  • 입력 2002년 2월 15일 00시 18분


유태준(劉泰俊)씨의 어머니 안정숙씨는 아들의 재탈북 과정을 다시 해명하면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친필지시로 정치범교화소에서 풀려났다”고 말했다.

유씨 자신도 관계기관 신문 때 “북한 국가보위부 간부가 작년 4월28일 함북 청진 정치범교화소로 찾아와 ‘처를 데리러 온 것이 맞느냐. 처가 보고 싶으면 조국에 충성해야 한다’고 말한 뒤 일주일 만에 석방시켰다”고 진술했다고 국가정보원 관계자는 전했다.

유씨가 과연 김 위원장의 ‘친필지시’에 따라 석방됐을까. 전문가들은 일단 반역죄 등의 명목으로 32년형을 선고받았던 유씨가 석방된 이후 양정사업소(도정소)에서 근무했다는 게 사실이라면 김 위원장의 배려가 있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양정사업소는 그만큼 북한 주민들에게도 선망받는 사업장이라는 것이다.

특히 유씨의 경우 한국사회에 정착한 탈북자이면서도 다시 북한땅을 밟은 첫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그의 사연이 김 위원장에게도 보고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국정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북측이 의례적인 차원에서 이 같은 언급을 했는지, 실제로 김 위원장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며 직접적인 판단을 유보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