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北 미사일 수출 확대”

  • 입력 2002년 2월 5일 00시 09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3일 “북한이 계속 첨단 미사일의 수출을 확대해 오고 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CBS방송과의 회견에서 “북한이 부시 대통령이 국정 연설을 하던 그날도 미사일 수출을 계속했으며 수출이 가능한 미사일 시스템의 성능을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는 사실을 공교롭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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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장관의 발언은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수출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확보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어서 주목된다.

이와 관련,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4일자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과의 회견에서 “이란은 사거리 1200㎞의 북한제 미사일을 인도받았으며 북미 지역을 위협할 수 있는 사거리 1만㎞의 미사일 개발을 위해 북한과 협력하고 있다”고 주장,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을 지지했다.

미국 태평양사령부의 데니스 블레어 사령관도 4일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수출이 테러를 지원할 수 있다며 경계를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아시아 5개국을 순방 중인 블레어 사령관은 이날 도쿄(東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태평양 지역에는 테러조직에 은신처를 제공하거나 지원하는 나라가 없지만 북한은 특별한 경우”라고 말했다.

그는 “미사일 수출은 물론 한반도에 배치된 미사일 자체로도 북한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면서 “미사일은 일본을 넘어 날아갈 만큼 위협적이며 대량살상무기를 장착한다면 더욱 위험하다”고 말했다.

한편 파월 장관은 부시 대통령의 연설내용을 미리 읽어 봤으며 국정 연설 1주일 전에 그 내용을 직접 언급했다며 대통령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강조, 미국 정부 내 강온파의 대북 입장차 의혹을 불식했다.

파월 장관은 또 “미국이 전쟁을 추구하지는 않으며 외교적 방법과 정치적 해결을 선호하지만 북한 등이 미국에 도전을 감행한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뉴욕〓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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