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재 “권력비리 은폐로 국민 분노”

  • 입력 2002년 1월 27일 18시 28분


뉴욕 추모의 벽에 서명
뉴욕 추모의 벽에 서명
미국을 방문 중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27일(한국시간) “부패문제와 관련해 나는 반드시 부패를 청산하겠다는 신념과 함께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뉴욕에서 방미 수행기자단 간담회를 갖고 “권력핵심부의 비리 연루사실이 덮여졌다가 나중에 드러나기 때문에 국민들이 분노한다. 정권이 부패 청산의 확고한 의지를 보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검찰 등 권력기관의 중립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 용산 미군기지 이전문제에 대해서는 “중요한 것은 이를 반미감정과 연계시켜선 안되며, 또 주한미군의 장기주둔을 전제로 한미간에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뉴욕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선 “일부에서 한국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성급하게 판단하고 있으나 이는 위험하다”며 “한국 경제는 매년 6% 이상씩 앞으로 20년 정도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성장잠재력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에 앞서 26일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과 만나 9.11 테러 복구문제를 논의한 뒤 복구공사가 진행중인 세계무역센터 테러현장을 방문해 추모벽에 ‘자유와 정의를 위하여’라고 서명한 뒤 헌화했다. 28일에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만나 한반도 정세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이 총재는 아시아 소사이어티 초청 간담회(26일)에서는 자신이 주창한 대북정책의 우선 순위에 대해 1단계 방안으로 △상호군사훈련 내용 통보 등 신뢰구축 △비무장지대에서의 병력 후퇴배치 △재래식 무기감축 △대량살상무기 해소 조치 등을 제시한 뒤 2단계로 이산가족 상봉 횟수를 늘이고 면회소를 설치하는 방안 등 ‘분단고통’ 해소조치를 제안했다.

6박7일 간의 방미기간중 이 총재가 거둔 성과는 미 행정부 및 의회의 ‘굵직한’ 인사들을 두루 만나 미국내에 ‘이회창 알리기’에 일단 성공했다는 점이다. 1그러나 오히려 이 총재는 이번에 밝힌 대북정책의 청사진을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된 셈이다. 이 총재는 2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뉴욕〓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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