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李총재 신년 밀담… 1시간동안 현안 논의

  • 입력 2002년 1월 3일 18시 38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3일 오전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을 전격 방문했다. 이 총재와 YS는 지난해 12월27일 문민정부 장 차관 출신 모임인 마포포럼 송년회에서 잠시 조우했지만, 이 총재의 상도동 방문은 지난해 1월28일 이후 근 1년만의 일이다.

이날 방문은 YS가 최근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선 안 된다”며 이 총재에게 직격탄을 날리는 등 관계가 갈수록 소원해지자 관계 회복을 위해 이 총재 측에서 ‘공들여’ 준비한 카드.

당내 일각에서 부산 경남(PK)의 ‘표심(票心)’ 관리 차원에서 YS와의 관계 회복 필요성을 강력히 건의하자 이 총재 측은 지난 연말 측근을 보내 YS 측과 사전조율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7시반부터 배석자 없이 1시간가량 아침식사를 하며 정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회동 후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전직 대통령들에게 새해 인사를 드리는 차원에서 방문한 것이다”며 “이 총재가 (김 전 대통령에게) ‘기회 닿는 대로 자주 찾아뵙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YS는 이 총재에게 “누가 대통령이 되든 어려운 대통령이 될 것이다. 김대중(金大中)씨도 완전히 이성을 잃었으며 앞으로 아무런 일을 하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는 게 YS의 대변인격인 박종웅(朴鍾雄) 의원의 전언.

분위기는 썩 우호적이지 않았던 듯하다. 이 총재 측은 “YS가 직접 문 밖에 나와 이 총재를 배웅하는 등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으나 상도동 측은 “YS의 직설적 발언으로 실제 분위기는 냉랭했다”고 일축했다. 이 총재는 7일엔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을, 8일에는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을 방문할 예정이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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