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백서도 북한 눈치보기…"올해 발행 않기로"

  • 입력 2001년 11월 22일 18시 31분


국방부가 매년 발간해 온 ‘국방백서’의 발행 주기를 격년으로 조정해 올해 백서를 내지 않기로 결정하자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영구(車榮九) 국방부 정책보좌관은 22일 “국방정책과 업무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내용 중복 등을 피하기 위해 격년 발행을 결정했다”며 “발간 시기도 종래 연말에 내던 것을 예산안 제출 시기에 맞춰 5월로 조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매년 국방백서를 발간하는 나라는 일본 뿐이며 중국 대만 등은 격년으로, 독일 프랑스 호주 등 대다수 선진국은 3∼4년에 한번 정도 부정기적으로 발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 백서를 내지 않는 것은 ‘2000년 국방백서’에 명시된 입장(북한〓주적·主敵)에서 변함이 없음을 의미한다”며 “내년 5월까지 남북 상호간에 군사적 신뢰구축 등의 가시적 조치가 없다면 주적 개념은 그대로 명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국방백서를 내지 않기로 한 것은 대북관계에 대한 고려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북한이 주적 개념을 문제삼아 남북관계를 경색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일단 국방백서의 발간을 미룸으로써 주적개념 삭제 여부를 둘러싼 고민을 덜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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