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권노갑은 청와대와 무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권노갑(權魯甲) 전 민주당 최고위원에 대해 "그는 이제 청와대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발언의 진의를 둘러싸고 해석이 분분하다.

김 대통령은 7일 저녁 관저에서 수석비서관들에게 당 총재직 사퇴를 결심하기까지의 소회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는 것.

여권 관계자들은 김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이 '권 전최고위원의 대 정부, 대 청와대 관계에 대해 공식적인 제한선'을 설정한 것이라는 분석에 동의하고 있다.

한 고위관계자는 "김 대통령이 다수 비서진 앞에서 이런 말을 한 것은 향후 권 전최고위원에게 '특별 대우'를 하지 말라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라며 "권 전최고위원이 국정에 대해 막강한 막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세간의 지적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권 전 최고위원의 '신변 정리'를 촉구하는 간접적인 압박의 의미도 없지 않다고 풀이한다.

여권 내에선 최근 청와대 핵심관계자들이 권 전 최고위원에게 '장기 외유'를 권유했으나, 권 전 최고위원이 이를 거부하는 과정에서 불화가 빚어졌다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