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고위원직사퇴 4인의 변

  • 입력 2001년 11월 2일 18시 24분


▼이인제 최고위원 "당운영 새로운 질서 만들어져야"▼

고민 끝에 비상과도체제가 당원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현행 최고위원 제도는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제도다.

최고위원이란 권한을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책임과 부담이 따르는 자리다. 그래서 제반 상황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다. 이제 당은 비상과도체제와 당4역이 중심이 돼 이끌 것이다. 당 질서가 무너진 만큼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런 상황이 오래 가면 좋지 않다. 산꼭대기로 가는 길은 많지만 결국 하나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 신속히 갈 길을 정하고 한 발을 내딛는 것이 중요하다.

▼김중권 최고위원 "당의 새로운 시작위해 불가피"▼

10·25 재·보선을 통해 집권당에 대한 민심이반이 심각하다는 것을 느꼈다. 최고위원회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본다. 정치인으로서 책임지는 자세는 매우 중요하다. 당의 새로운 시작을 위해, 그리고 현 정국상황의 전환을 위해 최고위원직 사퇴가 불가피했다.

전당대회나 대선후보 선출, 후보와 총재 분리 문제 등에 대해 개인 의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당 공식기구의 논의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옳다. 당 대표를 지낸 정치인으로서 집권당이 이런 상황을 맞게 된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모습을 지켜봐달라.

▼박상천 최고위원 "재보선 결과 책임져야하지 않나"▼

최고위원 중 한두 명만 사퇴하고 나면 최고위원회의 위상이 떨어져 나머지 최고위원들이 남아서 사태를 수습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래서 전원사퇴 입장에 섰다. 10·25 재·보선 결과에 대해 당에서 누군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

앞으로 당은 과도체제를 구성, 전당대회를 가능한 한 빨리 열어야 한다.

당 체제를 정비하고 지방선거 전에 후보를 선출해 새로운 모습으로 지방선거에 임해야 한다.

다음에 구성될 최고위원회는 의결기구로 해서, 최고위원들이 명실상부하게 당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 최고위원들에게는 책임만 있고 권한은 없었다.

▼노무현 최고위원 "국민과 당원께 죄송하게 생각"▼

그동안 최고위원회의가 민생과 당내 현안에 대한 건설적 토론보다는 정치 공방의 장으로 변질됐던 점을 인정한다. 민주당이 처한 제반 상황에 대해 최고위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는 동시에 국민과 당원들께 죄송하게 생각한다. 당의 쇄신은 당 운영 시스템의 개혁에서 찾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실세대표 선출 및 최고위원회의 위상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 민주당은 차분하게 합리적인 국정쇄신책을 마련해 국민과 당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국민 여러분도 집권당의 소란스러움을 새로 태어나기 위한 진통으로 여겨달라.

<윤종구기자>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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