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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15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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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총리는 “한일관계를 보면 과거의 역사를 바탕으로 삼으면서 앞으로 서로 반성하면서 두 번 다시 고난의 역사를 밟지 않도록 협조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통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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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같은 언급이 일제의 침략을 받은 한국도 뭔가 ‘반성’해야 할 것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자 일본측이 우리 정부에 여러 차례에 걸쳐 “부사인 ‘서로’의 위치가 잘못 통역됐다”고 적극 해명했다. “‘반성’은 일본이 하는 것이고 지금부터 한일이 ‘서로’ 협력해 나가자는 뜻”이었다는 것.
고이즈미 총리는 또 미국과 일본간의 제2차 세계대전과 일본의 한국 식민지 지배를 같은 수준으로 비교하는 ‘실수’를 해 “고이즈미 총리가 정말 한국에 대한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냐”는 의구심을 낳았다.
그는 “일본과 미국은 과거 전쟁을 일으켰지만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우호관계를 유지 발전시키는 관계”라며 “이 일미관계를 본받아 일본도 한국과 일미관계에 못지 않은 우호관계를 갖고 싶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
정부 관계자는 “전체 문맥을 봐야 한다”고 파문 확산을 경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도 “미국과 일본 같은 강대국간의 관계와 일본과 한국,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의 관계는 같지 않다”고 일침을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덕민(尹德敏)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고이즈미 총리가 아시아 외교 경험이 부족해 미일관계를 한일관계와 비교하는 실수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