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입장은]“남북대화 일정 예정대로 진행”

  • 입력 2001년 10월 8일 19시 07분


북한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이며, 남북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의 보복 전쟁에 대해 당분간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찬성도 반대도 않는 ‘애매한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한 전문가는 “북한은 대미관계도 중시하지만 아랍권과의 전통적 우호관계도 해치고 싶어하지 않는 만큼 ‘평화가 빨리 회복되길 바란다’는 식의 철저히 중립적이고 원론적인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며 “북한은 미국의 군사행동이 언젠가 북한에 대한 전례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섣부른 입장 표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전문가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바라는 북한으로서는 우선 예정된 남북대화 일정을 소화함으로써 대미관계 회복의 디딤돌을 마련하려 할 가능성이 크므로 남북관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9월11일 미국 테러사건 이후 북한의 대미 비난이 현저히 줄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남북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이 시작된 8일 예정된 대로 4차 이산가족방문단 후보자의 생사·주소확인 회보서를 교환했다.

정부 당국자도 “북한으로서는 테러 사건이 자신들과 관련이 없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차원에서라도 남북관계에 적극 호응할 것”이라며 “다만 미국이 당분간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총력을 집중할 것이므로 북-미관계의 정체 국면은 장기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10월 남북 일정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남측이 12, 15일에 개최하자고 제안한 군사 실무접촉의 성사 여부이다. 경의선 연결을 위한 ‘군사적 보장 합의서’ 서명을 위한 것인 만큼 북한이 군부의 강경한 입장 등으로 인해 소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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