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이용호씨 국감증언 거짓말 드러나

  • 입력 2001년 9월 27일 18시 51분


'대통령 친인척 L씨'-이형택전무
'대통령 친인척 L씨'-이형택전무
27일 열린 국회 재경위의 예금보험공사 국정감사에서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李亨澤) 예보 전무와 지앤지(G&G)그룹 회장 이용호(李容湖)씨의 관계를 둘러싸고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 과정에서 이 전무가 이용호씨와의 접촉사실을 시인함으로써 9월25일 법사위의 대검찰청 국감에서 “대통령 처조카 이모씨를 전혀 모른다”고 말했던 이용호씨의 증언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안택수(安澤秀)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은 그동안 ‘대통령 친인척 L씨’로 언론에 거론됐던 이 전무를 집중 추궁했고 이 전무는 이용호씨와의 접촉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잘못한 일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야당의원들이 의혹을 계속 제기하자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예보 국감과 관련이 없는 사안이니 속기록에서 삭제하고 안 의원은 사과하라”고 주장해 여야의원들간에 고성이 오가면서 정회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에 시작된 국감에서 예보측 업무보고가 끝난 뒤 첫 질의에 나선 안 의원은 “삼애인더스 사건은 특정지역 사람들의 돈잔치였다”면서 바로 “이 전무는 삼애인더스 이용호 회장을 아느냐”고 추궁했다.

이 전무가 “예금보험공사 국감과는 관련이 없는 사안으로 앞으로 해명할 기회가 따로 있을 것”이라며 피해가자 안 의원은 “증인은 똑바로 답변하라”며 이 전무를 몰아붙였다. 이 전무는 결국 이용호씨와의 접촉사실 및 이용호씨를 보물선 인양 사업자 오모씨에게 소개했다고 시인했다. 이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이 전무는 나중에 예보 공보실을 통해 “이용호씨를 직접 오씨에게 소개한 것은 아니고 허옥석씨를 통해 간접 소개했다”고 해명했다.

▽이형택 전무〓최근 일부 언론에서 나와 관련해 구구한 추측보도가 많아 사실 여부를 떠나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본 건과 관련해 제가 어떤 작용을 하거나 이득을 취한 적이 전혀 없으며 떳떳함을 명백히 밝힌다.

▽안택수 의원〓이용호씨를 잘 아느냐.

▽이 전무〓잘 모른다. 전혀는 아니고 잘 모른다.

▽안 의원〓몇 번 만났느냐.

▽이 전무〓작년 7월에 인사받아 그 뒤로 한번 정도 만난 것 같다.

▽안 의원〓동화은행 출신 허옥석씨를 아느냐. 현재 이용호 게이트 건으로 구속된 사람이다.

▽이 전무〓안다. 내가 (동화은행) 지점장 시절 행원이었다.

▽안 의원〓허옥석씨는 검찰에서 이형택 증인이 삼애인더스의 보물선 인양사업에 깊숙이 개입돼 있다고 밝혔다. 이런 얘기를 왜 했겠느냐.

▽이 전무〓그건 모르겠다.

▽안 의원〓보물선 인양업자 오씨는 아느냐. 이용호씨한테 오씨를 소개시켜준 게 이 전무로 알려져 있다.

▽이 전무〓밑에서 일했던 허옥석씨가 돈 많은 사람이 있다고 해서 이용호씨를 소개받았다. 다른 한편에서 보물선 사업자 오씨가 1년6개월간 발굴작업을 하다가 자금이 떨어져 (자금지원) 요청이 왔기에 허씨의 고등학교 동창인 이용호씨를 소개시켰을 뿐 그 외에는 아무 관계도 없다.

▽안 의원〓소개해준 대가로 금품을 받은 적이 있느냐. 이 전무가 정관계에 이용호씨의 구명로비를 벌였다고 허옥석씨가 진술했다.

▽이 전무〓그런 적이 없으며 내가 부탁한다고 잘 되는 게 있겠느냐.

▽안 의원〓아태재단 이수동 상임이사를 아느냐. 이 이사를 이용호씨에게 소개시켜 준 적이 있느냐.

▽이 전무〓알긴 알지만 소개시켜 준 적은 없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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