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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9월 27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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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심재권(沈載權) 의원이 “조선일보 측이 자신들이 논조를 바꿀 테니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달라고 정부에 요청해 왔었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런 얘기를 들은 일이 있느냐”고 묻자 박 처장이 “언론사 측에서 그런 대화 요구가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답변한 것이 문제가 됐다.
야당 의원들은 “구체적으로 누가 그런 얘기를 했느냐”며 상세한 답변을 요구했으나 박 처장은 “내가 (대화 요구를 받은)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 당사자가 나중에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다”며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정진석(鄭鎭碩·자민련) 의원〓박 처장의 답변은 큰 문제가 있다. 언론사가 비굴하게 감옥을 가지 않으려고 타협하려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이다. 언론은 악이고, 이 정부는 선인가. 그런 정부의 청와대 수석이 술에 취한 채 신문사 편집국을 찾아가 물컵을 집어던지나. 여러 가지 대화 요구가 있었다는 게 뭔지 구체적으로 밝혀라.
▽박 처장〓나는 직접 당사자가 아니라 자세히 설명할 수 없다. 그 분이 적절하게 답변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안다.
▽정 의원〓증언을 거부하는 건가. 알고 있으면서도 얘기 못하겠다는 것 아닌가. 고발당할 수도 있다.
▽박 처장〓간접적으로 확인이 됐다. 그러나 내가 당사자가 아니라 답변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남경필(南景弼·한나라당) 의원〓아예 언급을 하지 않았다면 모르지만, 알고 있다고 했지 않은가.
▽박 처장〓대단히 죄송하지만 ‘알고 있느냐’고 해서 ‘알고 있다’고 했다. 자세하게는 알지 못한다. 그 분에게 내용을 물었으나 꼬치꼬치 물어볼 수도 없고 해서….
▽남 의원〓지금 얼마나 중대한 명예훼손을 저지른 줄 아느냐. 직전에는 대통령 대변인을 했고, 지금은 정부 대변인인데 마치 신문사가 부도덕한 것처럼 말해 놓고 나 몰라라 하면 되느냐. 봐달라는 얘기를 들었다는 그 사람이 누구냐.
▽박 처장〓여러분께서 알게 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남 의원〓한마디로 박 처장의 답변은 언론사를 흠집내는 것이다. 자기가 필요한 부분만 대답하고 불리한 부분은 답변하지 않겠다는 것은 신빙성에 의문이 있다. 진실하지가 않다.
▽고흥길(高興吉·한나라당) 의원〓이런 식의 답변에 그치면 언론사만 꼼짝 못하고 뒤집어쓰게 된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