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최고 '권력 사유화'비판 "오만한 동교동계 국민 배반"

  • 입력 2001년 9월 23일 18시 44분


민주당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은 22일 대구에서 열린 한반도재단 월례포럼 연설과 대구지역 언론인들과의 간담회에서 동교동계를 비롯한 여권 핵심세력에 의한 ‘권력의 사유화’현상을 비판하고 ‘이용호(李容湖) 게이트’의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사전에 배포한 연설문 요약〓“50년 만에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룬 ‘국민의 정부’에 대한 기대가 개혁 부진과 정권의 도덕성 추락에 의한 분노와 실망으로 전환되고 있다.

정치 불신의 해소는 정치 패러다임의 대전환 없이는 불가능하다. 여야를 막론하고 권력의 사인화(私人化) 내지 사당화(私黨化) 경향은 아직도 청산되지 않고 있다.

당, 정부, 청와대의 핵심세력에 의한 ‘권력의 사유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들은 당과 정부의 인사쇄신과 미래지향적인 대안 제시를 외면함으로써 일관성 있는 정책집행에 대한 국민적 여망을 도외시하고 있다.

쇄신의 출발은 집권여당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일 때 비로소 시작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집권여당의 인적 쇄신, 철저한 자기 반성과 내부 자정이 선행돼야 한다.”

▽월례포럼 연설〓“‘이용호 게이트’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주가를 조작해서 돈을 번 범죄행위와 이것이 문제가 돼 검찰이 1년여 전에 긴급체포를 했는데 하루 만에 석방한 것으로 국민이 납득할 수가 없다. 이런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으면 국민 사이의 불신과 냉소를 극복할 수 없다.

나는 동교동 계보가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동교동 계보의 오만과 독선에 분노하는 분이 많기 때문에 많은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동교동 사람들은 국민을 배반하고 있다.

구조조정과 개혁을 하는 데 국민의 부담이 있다. 잘 나가는 사람들이 그 부담을 짊어질 때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동교동 계보에 요구하는 것이 이것이다.”

▽언론인 간담회 발언〓“‘이용호 게이트’에 대한 대통령의 뜻은 명백할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보좌진이 대통령의 언로(言路)를 막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입력이 일방적으로 편향되게 되면 산출도 편향되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씨가 어떻게 주가를 조작하고 누가 수사를 뒤에서 비호했는가 하는 국민의 의구심을 해소하지 않고는 국민에게 다시 한번 해보자는 호소를 할 수 없다.

동교동 계보는 정권교체라는 큰 일은 했지만 지금의 상황은 민주당에서 동교동 계보가 전횡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민심이 떠나고, 민심이 떠나면 정국 운영에 문제가 생긴다. 이는 곧 국민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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