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초청 간담회에서 “태풍이 몰려올 때 사방은 시끄럽지만 태풍의 핵은 조용하다”며 “(핵은) 밖에서 일어난 일을 모르고 있다가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뒤에 알게 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권력의 핵은 청와대인데 밖에서 일어나는 일을 잘 모른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며 “‘정작 긴장할 데서 조용하다’는 말을 듣고 있다”고 청와대의 여론전달 기능에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임기가 남은 1년 반 동안 좋은 마무리를 해야 한다”며 “햇볕정책이 없었다면 (이번 미국의 테러 사건으로) 미 항공모함이 온다거나, 라면 사재기 등의 혼란이 있었을 것”이라고 현 정부의 정책을 옹호했다.
한 최고위원은 자신의 ‘핵’ 발언이 파문을 불러일으킬 조짐을 보이자 보도자료를 내고 “경제활동에 도움이 된다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현장의 생생한 여론을 청와대에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 최고위원이 “갈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이상 당과 청와대를 향한 발언의 수위가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들이 많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