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장관 한달넘게 출장 "한반도 외교 어떤일 생길지"

  • 입력 2001년 9월 9일 18시 38분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부장관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56차 유엔총회 개회식에서 1년 임기의 총회 의장직을 맡기 위해 8일 출국했다.

정부 당국자는 “1948년 유엔 한국감시위원단의 감시 아래 총선거를 치러 정부를 수립했던 우리나라가 반세기만에 총회 의장국이 됐다는 것은 그 역사적인 의미와 민족적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총회 의장은 회원국 순번제에 임기는 1년이어서, 선출직에다 5년 임기에 연임까지 가능한 유엔 사무총장에 비해 그 권한과 대표성이 떨어지지만 최근 유엔총회의 기능이 강화되는 추세여서 한 장관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총회 의장은 전세계의 5개 지역에서 번갈아 맡는데 올해는 아시아지역 차례로 한 장관은 4월 유엔 아시아지역회의에서 단일의장 후보로 선출됐었다.

총회 의장 수임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5대 상임이사국(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을 제외한 나머지 184개 회원국간에 순환되므로, 한국이 다시 총회 의장을 맡으려면 산술적으로도 180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한 장관은 출국에 앞서 7일 외교부 직원들에게 “의장직을 공평무사하게 성실히 수행하면서 한국의 국가 위상을 드높이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달 중순경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방한 준비를 위해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외교부 일각에서는 한 장관의 해외체류 기간이 이처럼 장기화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 관계자는 “한국은 남북관계와 주변 4강으로 인해 언제 어떤 돌발사태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외교부장관이 장관 업무 한가지도 제대로 수행하기 쉽지 않은데 장관이 이처럼 오래 자리를 비워도 되는지 의문이다”면서 “정치인 출신 장관의 개인적 욕심이 너무 지나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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