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北상선이 방해말라고 했던데…"

  • 입력 2001년 6월 14일 18시 42분


'장-차관 닮은 꼴 '
'장-차관 닮은 꼴 '
14일 국회 국방위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영해를 침범했던 북한 상선과의 교신 내용을 근거로 6·15 남북정상회담에서 북측의 제주해협 통항을 이면합의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를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박세환(朴世煥·한나라당) 의원〓북한상선 청진2호와 해군 함정의 교신 내용으로 제주해협 통항과 관련한 (남북간) 밀약이 있었다는 세간의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군이 당시 이해 못할 정도로 미약하게 대응한 것도 이 때문이다. 북의 영해 침범은 의도적인 행위였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정치권이 군을 나약하게 만들고 있다.

▽강창성(姜昌成·한나라당) 의원〓제주해협을 개방하면 작전구역이 3배로 넓어진다. 북한은 우리 선박에 총을 쐈다. 사격은 이북만 잘 하고, 우리는 안내만 하느냐.

▽유삼남(柳三男·민주당) 의원〓6·15 정상회담 합의문에는 이런 말이 없다. 확인한 뒤 얘기해야 한다. 청진2호의 답변이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해석인지, 북한 당국으로부터 지시받아 한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답변이 필요하다. 본 의원이 보기에는 북 승무원들이 기만적인 술수를 쓴 것이다.

▽박세환 의원〓교신 내용을 보면 ‘김정일 장군께서도 항해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선장이 임의로 사실이 아닌 것을 말했겠느냐.

▽장영달(張永達·민주당) 의원〓영해침범에 대해 감정상으로는 좀더 적극적으로 대처했어야 한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국방부가 적절하게 대처한 것 같다.

▽박승국(朴承國·한나라당) 의원〓북한 당국이 말하지 않은 것을 선원이 자유롭게 말하겠느냐. 이는 사전에 합의된 것이 있었다는 뜻이다.

▽강창희(姜昌熙·무소속) 의원〓착잡한 생각이 든다. 교신 내용을 보면 누가 주인이고, 누가 침입했는지 모르겠다. 북 상선이 ‘귀선이 방해하면 도발행위에 해당한다’고 했다던데 그럴 수가 있느냐.

▽김동신(金東信) 국방부장관〓만일 북한 상선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왜 1년 동안 영해를 침범하지 않았겠느냐. 상부 지시로 (제주해협에) 들어왔다가 우리 해군이 진로를 차단하니까 위협을 느껴 이를 모면하기 위해 6·15 핑계를 댄 것 아니겠느냐. 교신 내용이 유출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사안이어서 조사를 지시했다.

<문철·송인수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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