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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18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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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최하는 5·18민주화운동 관련 기념행사에 처음으로 참석한 이회창 총재는 5·18묘역에서 유가족들을 만날 때마다 일일이 악수했고, 유가족들은 “먼 길 와줘 고맙다” “고생하신다”며 인사했다. 이 총재는 묘역을 나서며 “5·18은 단순한 광주지역의 운동이 아닌 전국적 의미를 가지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김중권 대표는 기념식에 참석한 뒤 광주시지부 당직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전남도청 이전 문제 등에 대한 여론을 들었다. 김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식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데 대해 “많이 오면 좋은 일 아니냐. 그러나 5·18묘역은 영령의 뜻을 받드는 데지 세 과시하는 데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은 별 불상사 없이 진행됐다. 5·18 관련 단체 회원 10여명이 묘역에서 ‘정치꾼들의 5·18 참배를 반대한다’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으나 충돌은 없었다. 또 조선대생 30여명이 기념식 후 “5·18 정신 계승하자, 이회창은 물러가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연좌농성을 벌였다.
○…김중권 대표와 이회창 총재 등은 기념식이 시작되기 전 묘역 관리사무소에서 환담을 하다 5·18 민주화유공자예우법 얘기가 나오자 설전을 벌였다.
▽김 대표〓5·18 유공자법을 통과시켜 달라.
▽이 총재〓우리 당이 제출한 법안이 유공자들을 더 예우하는 내용이다.
▽김 대표〓5·18 유공자의 경우는 예우는 다 됐는데 명예회복이 안된 상태다.
▽이 총재〓기본법으로 다른 유공자들과 같은 반열에서 다뤄져야 한다.
▽이상수(李相洙) 민주당 원내총무〓6월 임시국회에서 매듭을 지었으면 좋겠다.
▽이 총재〓빨리 하는데 반대하지 않지만 특별법보다는 기본법으로 하는게 바람직하다. 6·25와 월남전 참전용사, 고엽제 피해자 등을 다루는 여러 개의 법이 있으면 법체계가 달라 형평성에 문제가 생긴다.
▽김 대표〓이번에 다른 유공자들과 함께 다루려면 국가재정에 문제가 있고,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언제 될지 모른다는 뜻)이다.
▽이 총재〓정부의 의지에 달렸다. (2,3분간 침묵이 흐른 뒤) 광주공항에 걸려있는 글을 봤는데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었으면 국가가 없었을 것이라는 뜻)’라는 글이 있었다. 이순신(李舜臣) 장군이 임진왜란 때 선조에게 보낸 서한에 있던 말이라 한다. 당시에도 국가라는 말을 썼느냐.
▽강운태(姜雲太) 민주당 의원〓94년 광주시장을 할 때 이순신 장군이 올린 장계 원본을 보았는데 분명히 ‘시무국가’였다.
<광주〓문철·선대인기자>full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