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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18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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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간담회가 끝나면 참석자 발언록을 일일이 소개하던 여느 때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것이었다. 박수석은 “통일외교안보 분야 현안들이 오래 전부터 진행돼 왔던 것이고 특별히 변한 것이 없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박수석의 이 같은 태도는 정체 상태에 빠져 있는 남북관계에 대한 정부의 고민을 여실히 드러낸 것으로 비쳐졌다.
김대통령의 언급도 “미국이 대북정책 검토를 곧 끝낼 것이다. 주변환경 변화에 잘 대응하면서 남북관계가 북-미관계와 병행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미 여러 차례 들었던 내용이었다.
정부 내에서도 우리 스스로가 현 국면을 타개할 뚜렷한 ‘지렛대’를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가 끝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는 자탄이 터져나오고 있다.
설령 북-미대화가 시작된다 하더라도 ‘철저한 검증’을 강조하는 미 정부 고위인사의 잇단 발언에서 느껴지듯 작년처럼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 같지도 않은 상황이다.
그동안 정부는 6·15 남북공동선언 1주년 기념행사 공동 개최 등을 북측에 타진했으나 북측 반응은 여전히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 당국자는 “우리가 대북정책의 주도권을 유지한다는 측면에서도 북-미대화 시작 전에 남북대화를 정상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자칫 하반기에도 남북관계가 북-미관계에 끌려다니는 상황이 계속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