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 싱크탱크' 떴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직속 자문기구로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당 내 ‘싱크 탱크’ 역할을 맡게 될 국가혁신위가 9일 발족했다.

이 총재가 직접 위원장을 맡은 이유는 국가혁신위가 당 내 인사들에게 감투나 나눠주는 형식적 기구로 전락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고 당직자들은 설명했다. ‘당 내 최고 위상의 위원회’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위원회에는 당 내 명망가들이 대거 동원됐다. 부위원장에는 박관용(朴寬用) 이상득(李相得) 의원이 임명돼 이 총재를 대신해 위원회를 실질적으로 꾸려나가고, 7개 분과 위원회에는 중진의 위원장과 초·재선의 부위원장을 배치해 노장 조화를 이루게 했다.

분과위원장과 부위원장은 각각 △국가비전분과 홍사덕(洪思德) 맹형규(孟亨奎) △정치발전분과 서청원(徐淸源) 정형근(鄭亨根) △통일외교분과 현경대(玄敬大) 구본태(具本泰) △미래경쟁력분과 이명박(李明博) 이한구(李漢久) △민생복지분과 이강두(李康斗) 이윤성(李允盛) △교육발전분과 함종한(咸鍾漢) 김정숙(金貞淑) △문화예술분과 신경식(辛卿植) 남경필(南景弼)씨 등이다.

행정실장에는 주진우(朱鎭旴) 전 총재비서실장이 기용됐다.

이날 단행된 한나라당의 당직 개편도 안정 기조 위에서 약간의 변화를 추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핵심당직인 사무총장과 대변인을 유임시켜 현 체제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그동안 당직에서 소외돼 있던 초·재선 의원들을 중간당직에 대거 포진시켜 당의 활성화를 꾀했기 때문이다.

정책위의장은 당초 율사 출신의 중진 의원을 고려했다가 대구 경북 지역을 배려하고 경제 분야에 역점을 두기 위해 초선이지만 경제통인 김만제(金滿堤) 의원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옛 민주계로 분류되는 권철현(權哲賢) 의원과 김무성(金武星) 의원이 대변인에 유임되거나 총재비서실장에 발탁된 것은 이들에 대한 이 총재의 신임 외에도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과의 관계가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14일 선출될 원내총무에는 재선인 이재오(李在五) 안택수(安澤秀) 안상수(安商守) 의원이 도전 의사를 밝히고 있다.

<송인수·김정훈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