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손 총리, 김정일과 평양회담…김위원장 답방 촉구

  • 입력 2001년 5월 2일 18시 34분


2일 평양을 방문한 예란 페르손 스웨덴총리(왼쪽)가 백화원 영빈관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2일 평양을 방문한 예란 페르손 스웨덴총리(왼쪽)가 백화원 영빈관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서방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한 예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는 2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만난 데 이어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회담했다.

유럽연합(EU) 의장국 대표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 페르손 총리는 3일 공식회담에 이어 오찬을 겸한 2차 확대회담을 가질 예정이어서 김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 시기 등 6·15 공동선언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가시적 결과가 나올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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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손 총리는 이와 관련해 2일 오후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주최한 환영만찬에서 연설을 통해 “북한이 6·15 남북 공동선언에서 한 약속과 빠른 시일 안에 2차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해 김 국방위원장의 조기 서울 답방을 3일 공식회담에서 촉구할 것임을 시사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도 이날 “페르손 총리에게 별도의 메시지를 전달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우리의 입장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고 말해 이 같은 예상을 뒷받침했다.

이에 앞서 페르손 총리는 이날 오후 4시경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 국방위원장과 처음으로 면담한 자리에서 “EU는 당신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맺기 시작한 화해 협력을 돕게 되기를 희망한다”며 한반도 평화정착의 중재자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페르손 총리는 이어 고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3일 공식회담에서 △남북화해협력 지원 △북한 내 인권문제 △미사일 문제 △북한 경제개혁 문제 등의 의제를 폭넓게 논의하기로 합의했다”며 “김 국방위원장과 직접, 솔직하게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 패튼 EU 대외관계담당 집행위원은 두 정상간의 면담이 오후 4시부터 약 15분간 이뤄졌다고 밝히고 “EU측은 (3일 정상회담에서) 미국측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미사일발사 유예선언, 국제원자력기구(IAEA) 합의사항 이행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페르손 총리와 김 국방위원장의 공식회담에서는 미사일 문제와 북한의 인권 상황 등에 EU가 원칙적인 입장 표명을 하는 선에서 논의가 이뤄져 EU와 북한의 수교 및 대북지원에 관한 진전된 합의가 나올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페르손 총리는 3일 낮 기자회견을 통해 김 국방위원장과의 공식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오후 4시 특별기편으로 서울로 출발한다.

이에 앞서 페르손 총리는 2일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EU와 북한의 수교문제를 비롯해 북한에 대한 경제적, 인도적 지원과 북한의 경제개혁 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페르손 총리가 이끄는 EU 대표단은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패튼 집행위원 등 15명의 공식수행원을 비롯해 23명으로 구성됐다.

<평양〓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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