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6 재보선]민주당, 텃밭서도 '민심이반' 충격

  • 입력 2001년 4월 27일 02시 17분


여권은 4·26 지방선거 재보선 결과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7곳의 기초단체장 선거 중 민주당이 단 1곳에서도 승리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믿었던 전북 지역에서도 2곳 모두 무소속후보에게 내주는 등 완패를 당함으로써 민심 이반을 철저히 확인한 선거 결과였기 때문이다.

충남 논산시장 선거 역시 민주당 자민련 연합후보인 임성규(林聲奎)후보가 당선되긴 했지만 예상보다 힘겨운 싸움을 벌인 것으로 나타나자 여권 내에서는 “내년 지방선거가 닥치기 전에 민심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증하고 있다.

민주당으로서 가장 뼈아픈 패배는 한나라당에게 밀린 서울 은평구청장 선거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민주당 지도부는 은평구청장 선거의 경우 ‘투표율이 25% 이상이면 승산이 있다’고 기대했으나 투표율이 25%를 상회했는데도 결과는 ‘기대 밖’이었다.

논산에서의 고전 및 은평에서의 패배는 DJP 공조 복원에 이은 3당 연합 체제 구축이 별로 신통한 효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입증하는 것이어서 여권 지도부는 이번 선거 결과를 더욱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논산시장 선거에선 무리한 연합공천의 후유증을 톡톡히 겪어 DJP 공조의 한계를 보여주었다.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이 당초 민주당 후보로 추천했던 무소속 김형중(金亨中)후보는 선거기간 내내 “당선되면 민주당에 입당해 이 최고위원을 보필하겠다”고 공언, 당선된 임성규 후보를 턱 밑까지 쫓아갈 정도로 공동여당표를 반분하다시피 했다.

민주당의 텃밭인 전북 군산과 임실에서의 패배는 새만금 사업을 둘러싼 여권의 혼선에 따른 지역 민심 악화가 주 요인이었다는 데 별 이견이 없다.

반면 군산과 임실을 제외한 5곳에서만 기초단체장 후보를 낸 한나라당은 논산에서만 패배했을 뿐 서울 은평구, 부산 금정구, 경남 마산시와 사천시 등 4곳을 석권했다. 물론 이중 3곳이 ‘반(反) DJ 정서’가 여전한 영남권이긴 하다.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은 ‘텃밭 전선 이상무’를 확인한 반면 민주당은 텃밭을 포함한 전국적인 민심 이반을 절감한 선거가 됐다.

<김창혁·박성원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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