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보기 정치 그만하자" 이회창총재 자기반성

  • 입력 2001년 3월 16일 15시 42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6일 평소 사무총장이 주재하는 주요 당직자 회의를 직접 주재하면서 자기 반성도 하고 여권 비판도 했다.

자기 반성은 "눈치 보기 정치는 이제 그만하자"는 말로 요약됐다. "당장은 일부 계층이나 집단의 이해 관계와 맞지않아 표를 잃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장기적 국가 이익을 우선하는 원칙을 지켜야 하는데, 그때 그때 편이한 방법으로 좌고우면한다. 저차원의 정쟁(政爭)에 발목잡히지 말고 국민 우선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총재는 또 경제 위기와 국민들의 교육 불신의 심각성을 길게 설명한 뒤 "한국에 살고 싶지않다는 국민에게 우리가 어떤 대안과 기대를 줄 것인가 고민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위와 당내 관련 특위에서 공청회든 심포지엄이든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지혜를 모으라"고 지시도 했다.

여권 비판에선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의 국회 인식을 문제 삼았다. "두 사람이 종종 국회 때문에 일을 못한다"고 하는데 이런 시각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이었다.

이총재는 "국회가 자주 열려 총리와 장관이 불려오기 때문에 행정공백이 생긴다는 발상은 문제가 있다"면서 "총리나 장관의 업무파악이 완벽하면 혼자서도 얼마든지 답변할 수 있는데 말단 직원을 수십, 수백명까지 동원하고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고 개탄했다.

이 총재는 또 "레이건이나 클린턴 등 전직 미국 대통령들은 현안이 있을때마다 야당 의원들을 직접 만나거나 전화를 걸어 설득하는데, 이 나라의 대통령은 한번도 야당 의원을 만나 이해시키거나 설득하지않고 국회 탓만 한다"고 비난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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