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주춤…북한 배타적 태도 여전

  • 입력 2001년 1월 19일 17시 16분


지난해 말 투자보장 합의서 등 경협 4대 합의서의 서명으로 남북간 경제협력이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새해 초반부터 남북 경협이 주춤거리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후 조성됐던 '북한 특수(特需)'에 대한 환상이 북한내의 열악한 사회간접자본시설(SOC)과 북측의 과다한 임금 요구, 자본주의에 대한 배타적 태도 등으로 깨졌기 때문이다.

북측의 거부로 지난해 12월6일부터 남포항에 입항하지 못했던 한성선박 소속 '소나호'는 18일 결국 인천항으로 회항했다. 한성선박측은 "한달 반이 넘도록 외항에 대기했지만 명확한 입항거부 이유조차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북 위탁가공용 원부자재를 인천∼남포항간 정기노선을 통해 북측으로 운반해 왔던 한성선박측은 이 노선을 포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분야 협력사업도 남북간에 이미 합의하고도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 사례가 미흥식품의 북한수산물 채취 가공 판매사업과 대우자동차의 남포공단 생산공장이다.

미흥식품은 98년 3월 통일부의 협력사업 승인을 받고 6만3000달러를 투자했지만 아직 사업에 착수조차 못했다. 북측은 담당자가 바뀌어 계속 검토중이라고만 대답하고 있다.

95년 5월 사업승인을 받은 대우자동차 남포공단은 셔츠 가방 자켓 등을 만들고는 있지만 당초 5개 생산라인을 대폭 줄여 1,2개 라인만을 가동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전자가 조선컴퓨터센터와 공동 추진중인 소프트웨어 개발사업도 북측의 과도한 임금 요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보다 여건이 나은 다른 나라의 경우 투자유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북한은 위대한 장군님의 배려로 공화국에 투자한 것을 영광으로 알라"는 식의 태도로 일관해 "우리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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