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血稅받아 봉급 5배까지 올려"… '부실금융기관 도덕적 해이'

  • 입력 2001년 1월 18일 19시 00분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적자금 투입 후 임원 보수를 크게 올리는가 하면 사원들의 개인연금에 수백억원을 지원하는 등 ‘나눠먹기’ 현상까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임원 보수 인상〓한나라당 심재철(沈在哲)의원은 18일 배포한 자료에서 “한빛 조흥 서울 외환은행 등 4개 공적자금 투입 은행 임원들의 보수가 공적자금 투입 후 최고 5배까지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심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4개 은행장의 월보수액은 평균 2764만원으로 공적자금 투입 이전의 평균 1006만원에서 1700만원 이상이 늘어났다.

▼관련기사▼

- 권오을의원 "예보공사 운영위 거수기 역할만"
- 31개 퇴출금고 불법대출 2900억 공자금으로 메워

이들 은행측은 “2000년부터 은행 임원의 보수가 연봉 개념으로 바뀌면서 원래 보수성 경비였던 기밀비와 판공비를 연봉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심의원은 “과거 은행 임원의 기밀비나 판공비는 임원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이긴 했으나 임원 개인에게 지급되지 않고 비서실에서 관리하면서 사용했다”며 “연봉에 포함된 이후에는 모두 임원 개인계좌에 직접 입금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공적자금 투입은행 임원 월 평균보수

한빛은행은행장 750만원(98년8월)1275만원(99년1월)2708만원(2000년3월)
전무 625만원( 〃 )1083만원( 〃 )1916만원( 〃 )
상근감사 625만원( 〃 )1083만원( 〃 )1916만원( 〃 )
조흥은행은행장1552만원(99년1월)2166만원(2000년3월)1950만원(2001년1월)
부행장 903만원( 〃 )1516만원( 〃 )1365만원( 〃 )
상근감사위원 903만원( 〃 )1516만원( 〃 )1365만원( 〃 )
서울은행은행장 861만원(99년8월)4666만원(2000년6월)
전무 715만원( 〃 )1166만원( 〃 )
상근감사 715만원( 〃 )1166만원( 〃 )
외환은행은행장 861만원(97년11월)2166만원(2000년4월)1733만원(2000년12월)
부행장 732만원( 〃 )1500만원( 〃 )1200만원( 〃 )
상근감사 715만원( 〃 )1500만원( 〃 )1200만원( 〃 )

▽개인연금신탁 지원액 증가〓은행 직원들에 대한 개인연금신탁 지원액도 크게 늘었다. 한나라당 전재희(全在姬)의원은 “한빛은행의 경우 공적자금 투입 전인 98년에는 사원들의 개인연금신탁에 대한 은행부담률이 10%였으나 올해 1월에는 15%로 올랐다”고 주장했다.

전의원은 “국민의 세금인 공적자금이 계속 들어가는 상황에서 별다른 자구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개인연금신탁에 은행돈을 지원한 것은 공적자금을 어차피 ‘눈먼 돈’으로 생각하는 도덕적 해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종금은 지난해 5월30일 사실상 부도가 난 상태에서 국민연금기금측이 투자금을 회수하려 하자 이자율을 6%에서 8%로 올려줄 것을 약속하고, 그에 따른 추가이자 부담을 공적자금으로 충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훈·선대인기자>jng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