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돈 수사' 연일공방]"원칙대로" "짜맞추기 수사"

  • 입력 2001년 1월 18일 18시 42분


여야는 18일 ‘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사건을 둘러싸고 난타전을 계속했다.

▽여당〓민주당은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번 사건의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와 의지가 퇴색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원칙적인 수사’를 강조했다. 또 일부 언론에 보도된 △96년 총선 당시 안기부 조직 동원 △96년 이후 안기부 예산의 구여권 추가지원 의혹 등에 대해서도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 사건의 ‘전선(戰線)’을 더 이상 확대하지 않고 한나라당의 사죄와 강삼재(姜三載)의원의 검찰 출두에 초점을 집중시키기로 했다. 김영환(金榮煥) 대변인은 “검찰은 거듭된 국기문란 사건 앞에서 주저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도 이날 미국으로 떠나기에 앞서 “그것(‘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사건)이 사실이라면 있을 수 없는 짓을 한 것”이라며 “왜 그런 일이 일어났으며 누가 돈을 줬는지를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한나라당은 경남 창원에서 ‘DJ 신독재 장기집권음모 분쇄 규탄대회’를 열고 특별검사제를 도입, 여야 정치자금을 모두 수사하자고 거듭 주장했다.

강삼재부총재는 특히 ‘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 사건과 관련, “검찰이 장난치고 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며 “정치검찰은 날조수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또 “나의 목표는 김대중(金大中)씨를 청와대에서 내려오게 하는 것으로, 머지 않은 장래에 마산역 광장에서 10만명 이상 모이는 대규모 집회를 통해 김대중씨를 끝장내겠다”며 “강삼재의 ‘정치보복’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이 정권에 똑똑히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구속된 김기섭(金己燮)전 안기부 운영차장에게 갖은 협박과 회유를 가해 내가 안기부 자금을 선거자금으로 썼다는 각본에 끼워 맞추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안기부 자금수수 리스트’에 이한동(李漢東)총리와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이 누락돼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다시 부각시켰다. 권대변인은 “이들 때문에 검찰이 정치인 소환조사를 중단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몰아세웠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창원 대회를 끝으로 장외집회를 일단락 짓는 등 대여(對與)공세의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한편 월간조선(2월호)과의 인터뷰에서 ‘문제의 돈이 92년 대선 잔금일 가능성이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은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을 통해 “기사 내용이 상당히 와전됐다”고 해명했다.

<윤영찬기자·창원〓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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