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돈' 정치인 200명 넘을 듯… '거물' 속속 확인

  • 입력 2001년 1월 16일 00시 53분


당초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구 신한국당 고위 관계자들의 ‘안기부 돈’ 수수 사실이 속속 드러나 정치권을 긴장시키고 있다.

자민련 김종호(金宗鎬)총재대행에 이어 15일 민국당 김윤환(金潤煥)대표의 안기부 돈 수수 사실이 추가 확인됨에 따라 돈 수수 리스트에 포함될 정치인은 200명을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점차 ‘거물’들의 이름이 밝혀짐으로써 향후 검찰 수사에 더욱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들의 돈 수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점도 의혹을 부추긴다. 이들은 다른 185명과 달리 당시 사무총장 강삼재(姜三載)의원에게서 받은 수표를 타인의 배서를 통해 사용했다.

김대표의 측근도 “강의원이 직접 돈을 들고 찾아왔으며 김대표는 이 돈을 계좌에 넣지 않고 바로 측근들 이름으로 선거에 사용했다”고 말했다.

다른 후보들이 순수하게 당이 주는 돈이라고 믿었던 반면 이들은 어떤 이유에서든 최소한 돈의 출처에 ‘구린 구석’이 있다는 짐작을 했을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할 것 같다.

이 때문에 이들 거물 정치인에 대한 소환조사가 시작될 경우 검찰 수사는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검찰은 이들 추가 확인자들을 우선 조사대상자로 삼을 것으로 보이나 아직 소환 시기와 대상에 대해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추가 확인자에는 현 여당 정치인도 일부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고 야당 정치인들에 대한 대거 소환은 격렬한 반발을 가져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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