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돌출의원' 새해포부]"해 바뀐다고 소신 변하랴"

  • 입력 2000년 12월 29일 18시 47분


16대 국회 첫 해인 올해 소속당의 방침을 따르지 않고 소신(所信)을 지킨 의원들이 적지 않았다. 이들은 당 지도부와 동료의원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으나 “새해에도 할 말은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나라당 김원웅(金元雄)의원은 이회창(李會昌)총재의 국가보안법 개정 불가 방침과 달리 폐지 또는 대폭 개정을 고집해 수시로 당 지도부와 마찰을 빚었다. 그는 “각 당 맹주들의 대권전략 때문에 상생(相生)의 정치가 안된다”며 “새해에도 권위주의적 당 운영을 타파하기 위해 소장파 의원들과 함께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만금사업과 박정희(朴正熙)기념관 반대에 앞장섰던 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의원은 “내 설득력에 한계가 많았다는 아쉬움이 크고, 특히 여야가 대결할 때 침묵을 지켰던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도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주장할 것은 주장하겠지만, 대안 없는 정책은 절대로 내놓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새해 예산안 조정과정에서 대폭삭감 원칙을 고수했으나 결국 현실론에 밀려 뜻을 꺾을 수밖에 없었던 한나라당 이한구(李漢久)의원은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일단 좀 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당직사퇴 후 당 지도부의 거듭된 번의 요청에도 “의욕이 없다”고 단호히 거절했다. 그러나 그는 “예결위가 상설화돼 있는 만큼 앞으로 정부의 예산집행과정을 철저히 따져나가겠다”며 새로운 의지를 보였다.

‘제왕(帝王)적 사무총장론’을 제기하며 김옥두(金玉斗)전 사무총장에게 반기를 들었던 민주당 장성민(張誠珉)의원은 “새로운 정치를 열망하는 국민의 기대만큼 정치권의 변화를 유도하지 못해 마음의 부담을 느낀다”며 “과거의 낡은 정치관행과 행태로부터 환골탈태해 새로운 정치문화를 창조하는 데 분골쇄신하겠다”고 말했다.

‘초선 반란군’의 주역에서 최근 대표비서실장으로 발탁돼 ‘진압군’편에 서게 된 민주당 김성호(金成鎬)의원은 “비록 당직을 맡고 있지만 내년에도 정치개혁에 대한 초심을 잃지 않겠다”며 “대표보다는 당원과 국민의 의견에 더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윤영찬·김정훈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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