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 2선퇴진논' DJ 국정수습 구상은

  • 입력 2000년 12월 17일 18시 49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당내외의 인사들을 상대로 본격적인 여론 수렴작업에 착수함에 따라 ‘권노갑(權魯甲) 2선 퇴진론’으로 비롯된 여권 내부의 백가쟁명(百家爭鳴)식 당정쇄신 논란이 가닥을 잡아가는 느낌이다.

▼"兩甲 화합하라"▼

▽‘권노갑 2선퇴진 문제’〓당정쇄신의 ‘키워드’가 되어버린 듯한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당사자와의 친소(親疎)나 이해관계에 따라 견해가 극단적으로 갈려왔다. 그러나 김대통령의 귀국(14일)후 여권 핵심부의 기류는 “권노갑최고위원의 역할에 대한 ‘조정’은 몰라도 ‘최고위원직 사퇴’는 곤란하지 않느냐”로 모아지고 있다.

김대통령은 15일 오전 10시부터 한시간 가량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과 만나 ‘권노갑, 한화갑의 화합’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노르웨이 스웨덴 순방 중에도 핵심 측근에게 동교동계의 화합을 당부했었다.

한 고위관계자는 “권최고위원이 임명직 최고위원일지라도 선출직과 권한이 같기 때문에 전당대회를 거치지 않고는 임면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 96년 노동법 날치기 파동 직후 사과성명을 낸 것이 오히려 국민적 반발을 심화시켰던 전철을 밟아선 안된다”고 말했다.

▼대표 향방 아직 안개속▼

▽당대표, 청와대비서진 문제〓대표 교체문제에 대해선 그동안 서영훈(徐英勳)대표의 사퇴를 전제로 “원내인사 중 정치적 경륜을 갖춘 사람이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김원기(金元基)고문의 대표 기용설도 그래서 나왔다.

그러나 최근 여권 핵심부에선 ‘호남대표 불가론’과 함께 “대표를 바꿀 경우 김대통령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인물이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김중권(金重權)최고위원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서대표 유임론도 다시 대두된다.

▼한광옥실장 유임 확실▼

청와대 비서진의 경우 김대통령이 “(한광옥) 실장 중심으로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는 얘기가 있을 만큼 한실장에 대한 대통령의 신임이 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궁진(南宮鎭) 정무수석은 스스로 최근의 당 분란에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주위에서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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