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터서 사치품도 거래…'北민주화네트워크' 비디오공개

  • 입력 2000년 11월 20일 18시 58분


사단법인 ‘북한의 민주주의와 인권실현을 위한 네트워크’는 20일 함경북도 접경지역의 북한 ‘장마당(농민시장)’과 주민 생활상을 담은 20분 분량의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했다.

탈북주민 안철씨(28·가명)가 지난달 비밀리에 촬영한 이 비디오는 최근 북한 장마당에서 자본주의 사회처럼 쌀 의복 볼펜 라이터 등 생활필수품이 공공연히 거래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영문상표의 과자, 선글라스, 고급의복 등 일부 사치품도 눈에 띄어 외부세계의 구호품이나 중국의 밀수품들이 장마당으로 흘러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굶주린 ‘부랑아(꽃제비)’들이 장마당을 맴돌며 버려진 음식 찌꺼기를 집어먹는 모습 등이 담겨 있어 주민의 경제사정은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보였다.

안철씨는 98년 10월에도 같은 장소에서 북한 장마당을 촬영, 이를 KBS를 통해 방영케 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었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의 오종식(吳宗植) 사무국장은 “정상회담 이후 평양을 중심으로 한 북한의 모습이 자주 보도됐지만 대다수 주민의 실상은 다르다”며 “북한 장마당이 2년 전에 비해 다소 활성화됐지만 주민들의 생활은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